에어컨, 봄바람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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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에어컨 예약판매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예약 판매량이 예년보다 20% 이상 늘어나면서 올해 호황을 예고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시작된 에어컨 예약판매가 한반도 아열대화 가속 등의 영향으로 포근한 날씨가 지난해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고객과 대리점의 주문량이 평균 2배 이상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생산라인의 풀 가동 시기를 연장하는 등 생산량 수급조절에 나서는 한편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특히 5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전에 돌입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 달 앞당겨 4월부터 판촉전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예약판매를 포함해 110만대 이상 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이달 들어 예약판매 물량이 지난 1월 대비 6배 이상 늘어났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3000대를 넘는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에 따라 생산라인 풀 가동 시기를 연장하는 등 내부 논의를 통해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예약판매가 완료되는 3월을 기점으로 생산물량을 크게 줄여왔으나 사상 최대특수를 맞은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시기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며 “황사와 여름이 길어지면 소비자 수요가 크게 일어나는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약판매가 2월 대비 3.5배 이상 증가한 LG전자는 올해 판매량을 120만대 이상 예측했다. LG전자도 통상 5월까지 예약판매 물량을 생산해 왔으나 6월 성수기에 에어컨 주문량이 몰릴 것을 대비, 8월 중순까지 생산라인 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규 LG전자 마케팅팀장 상무는 “1∼2월의 예약판매는 지난해보다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며 “하지만 3월 들어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예년보다 빈번한 황사와 여름이 길어질 것이라는 기상예보로 인해 에어컨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판촉전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성수기 시장을 겨냥해 5월부터 다양한 판촉전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었으나 이달 초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수요도 함께 늘어 다음달 판촉전 시행을 고민하고 있다. 예약판매 기간도 더 늘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강희찬 대우일렉 이사는 “지난해보다 평균기온이 올라간다는 예보로 인해 소비자의 구입문의가 잇따른다”며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평균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