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산하 기관장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문화부 뿐 아니라 다른 부처까지 술렁이고 있다. 부처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잠잠해 지는 듯 싶더니 결국 그 불똥이 산하 기관으로 옮겨 붙는 분위기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기관장 거취 논란을 제기한 배경은 누구도 모른다. 정말 유 장관 개인 의지인지, 현 정부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건지 속내를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유 장관은 “죄송하다”는 말로 사태 봉합에 나섰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일단 문화부 내에서 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인사권 논란은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좌불안석’인 쪽이 옛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장이다. 주무 부처인 정통부가 해체되면서 본의 아니게 ‘더부살이’ 형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주요 산하 기관은 실제 뿔뿔이 흩어졌다. 인터넷진흥원과 정보보호진흥원은 방통위로, 프로그램보호위원회는 문화부로, 소프트웨어진흥원은 지경부에서 새로 둥지를 틀었다. 이 가운데 내심 불안한 사람은 임기 만료를 앞둔 기관장일 것이다.
옛 정통부 14개 산하 기관 중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은 2명 정도다. 김창곤 한국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은 오는 5월 임기가 끝난다. 한국전파진흥원 최수만 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이다. 대부분의 IT 산하 기관장 임기는 내년 이후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손연기 원장 임기는 내년 2월. 김선배 정보통신 국제협력진흥원 원장 임기도 내년 1월까지로 9개월 남았다. 지경부 관할이 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유영민 원장 임기는 내년 8월로 1년 6개월 이상 남았다.
지금 분위기로 볼 때 문화부에서 시작한 산하 기관과 단체장 거취 논란이 이들까지 미칠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기관장 거취 논란이 다분히 정치적으로 흐르면서 이들 기관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정통부 산하 단체는 문화부 등 다른 부처 산하기관 달리 새 조직에서 새 임무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기관장이 낙하산이라고 하지만 최소한 이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강조하는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인 색깔도 다른 부처와 달리 강하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때 공무원을 ‘머슴’이라고 표현해 화제가 됐다. 산하 기관은 ‘머슴의 머슴’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사기가 크게 꺾여 있다. 산하 기관은 부처 대부분의 업무를 뒷받침하는 손과 발이다. 정통부 중앙 부처마저 없어진 상황에서 산하 기관까지 흔들린다면 정보화와 IT 업무 공백은 그만큼 길어 질 수 밖에 없다. 유 장관의 “죄송하다” 라는 말을 새삼 곱씹어 볼 시점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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