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브프라임 악재, 국내 증시·외환시장 `패닉`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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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먼데이 공포에 주식·외환 시장 패닉상태 직전.’

 끝을 알 수 없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외환 시장이 패닉상태 직전까지 도달했다. 환율은 한때 1030원까지 급격히 오르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환율 급등은 베어스턴스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유동성 공급 소식이 알려지면서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약세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강화 및 채산성 개선으로 이어져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원자재 수입 기업의 비용 증가와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호재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근저에 글로벌 신용경색이라는 대형 악재가 자리 잡고 있어 이런 환율구조가 장기화되면 오히려 주식시장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자재·곡물 가격이 급등한데다 원화 약세까지 더해져 수입업체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지금과 같은 단기적 급등현상은 완화되겠지만 급등하기 이전 가격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수입업체들은 고난의 행군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국내 상황과는 상관없이 전적으로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외국인투자 자금의 역송금, 그동안의 원화가치의 상대적 강세,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의 부작용 등이 결합된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약세로 인해 기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 원자재를 수입하는 종목들은 며칠째 주가가 하락하고 있고, 대표적 환율 수혜주인 IT·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하락장 속에서도 주가 상승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하는 일신소재산업의 김대성 홍보팀장은 “우리 회사는 동가격 상승으로 본 손해를 수출로 상쇄하고 있다”면서 현재 IT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날 증시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25.82포인트(1.61%) 하락한 1574.4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7.03포인트 하락한 600.68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15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이미 최악의 국면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라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저점에 도달한 것은 분명하지만 신용위기 특성상 돌발변수 존재의 위기가 있어 적극적 매수보다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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