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네트워크장비업체, 한국형 유지보수 정책 `시동`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업체가 소위 ‘한국형 유지보수’정책을 속속 마련하고 나섰다.

 16일 어바이어·시크릭스·크레센도네트웍스 등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유지보수 요율을 현실화한 한국형 유지보수 정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탄력적 유지보수 요율 적용= 어바이어코리아는 조만간 공급가 대비 한 자릿 대 수치의 유지보수 요율을 적용하는 정책을 적용한다. 본사가 제시하는 유지보수요율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다.

 어바이어 측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분리해 소프트웨어에 대한 유지보수요율을 조정 중”이라며 “이는 본사 측에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크레센도네트웍스코리아 역시 본사와 다른 유지보수 정책을 한국에 적용한다. 본사에서는 유지보수 요율을 17%정도 요구하지만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한국 지사는 본사에 요청, 공급가 대비 9% 이하의 유지보수 요율을 가져가고 있다.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도 국내 상황에 맞는 유지보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본사에 제안 중이다. 요지는 유지보수를 통한 수익 목표치를 낮춰달라는 것. 본사 측이 검토를 마치면 시트릭스도 10% 미만의 요율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방적 유지보수요율 적용은 무리= 무상 유지보수를 약속하며 프로젝트 수주에 급했던 업체들이 지금에 와서 높은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업체들은 설명했다. 또 한국의 유지보수는 한국 상황에 맞게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용 크레센도네트웍스코리아 대표는 “유지보수 문제에 대해 한국이 비단 좋지 않은 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해외 여러 국가들 중에는 이 보다 더 낮은 사례가 얼마든지 많다”고 말했다.

 김채곤 어바이어코리아 상무는 “일본은 일본 버전을 만들어 이미 정착이 됐다”며 “환율에 대한 저항과 물가, 문화를 접목한 한국의 실정을 본사에 반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파트너사와 공생해야= 특히 유지보수의 문제는 실제 시스템을 공급하는 국내 파트너사의 수익과 직결된다. 때문에 파트너사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제품을 공급하는 파트너사가 통상 공급가의 10%를 유지보수료로 책정하면 그 10%의 60%는 계약시점에서 지사에서 선 공제를 한다. 파트너사는 나머지 40%의 수수료를 가지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체 관계자는 “때문에 지사에는 아예 유지보수 계약을 안했다고 하고 고객사와는 별도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 수익을 보전하는 곳도 있다”며 “한마디로 폭탄을 안고 가는 꼴”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무리한 유지보수요율을 책정, 부담을 파트너사에 전가하기 보다는 실현가능한 유지보수요율로 파트너사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게 한국형 유지보수 정책을 내놓은 업체들의 이유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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