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인 넥슨이 해킹 방지를 위해 무료로 제공하던 게임 보안 서비스를 유료로 바꿔 지나친 상술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대표 권준모)은 자사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U-OTP 서비스를 오는 27일부터 유료로 전환한다. 이용 요금은 월 500원이며 우선 SKT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뒤이어 KTF와 LGT 가입자도 유료로 바뀔 예정이다.
U-OTP 서비스는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이용자 휴대폰으로 보내주는 보안장치다. 매번 다른 비밀번호가 보내지기 때문에 비밀번호 유출로 인한 해킹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국내 회원 수만 1800만명에 달하고 동시접속자도 국내 최고인 넥슨의 캐시카우 게임이다. 회원 수가 많고 학생 이용자가 많아 해킹 사고가 잦다. 이에 따라 넥슨은 해킹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월 U-OTP 서비스를 도입했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넥슨이 이용자 안전을 볼모로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강법사강성’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는 “4년 동안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해온 이용자로서 U-OTP 유료화는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휴대폰 요금을 많이 쓰지 못하는 학생들은 앉아서 해킹만 당하라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청출어람s’ 이용자 역시 “U-OTP가 보다 안전하고 이용자를 위한 보안 서비스인줄 알았는데 결국은 회사의 이익을 챙기려고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이번 결정은 OTP 솔루션 제공 업체가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바꿨기 때문이고 넥슨이 여기서 얻는 금전적 이득은 없다”며 “정액제 게임과 달리 부분유료화 게임은 기본적 서비스 이외에는 유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넥슨의 해명과 달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2를 비롯해 CCR의 RF온라인, 조이맥스의 실크로드 등 많은 게임에서 U-OTP와 비슷한 보안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모두 무료다. 이 업체들은 OTP 솔루션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지만 이를 이용자에게 받지 않고 있다. 특히 RF온라인과 실크로드는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부분유료화 게임이다.
따라서 넥슨의 이번 유료화 조치는 해킹 방지라는 게임 업체의 의무를 사용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보안 서비스는 게임이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이번 보안 서비스 유료화 조치는 게임 업계 선도 업체를 자임하는 넥슨에 어울리지 않는 얄팍한 상술”이라고 평가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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