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거나 혹은 비슷하거나.’
국산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와 해외 수출을 돕기 위해 도입된 각종 대형 전시회들이 비슷한 구성으로 오히려 산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들이 전시회에 참여해 실질적인 거래를 하는 국제규모의 문화콘텐츠 전시회는 전국적으로 8개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방송 분야의 4개 행사와 애니메이션·캐릭터 부분의 2개 행사는 시기가 겹치거나 행사 내용이 비슷해 기업 입장에서는 중복참여를 통한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지난해 5월에 열린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 참가한 SBS프로덕션, 대원미디어, 아이코닉스 등의 기업은 7월말 개최된 캐릭터페어에도 부스를 내고 참가했다. 보통 부스설치 비용은 적게는 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량. 여기에 밉TV, 밉컴 등 해외 견본시에도 참석까지 고려하면 업체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또, 겹치기 전시회 유치는 해외 바이어 유입에도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이 왔을 때 참가기업이나, 행사내용에서 차별화되지 않은 여러 행사만 나열되다 보면 나쁜 인상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업계 입장에서는 전시회 주관기관이 각종 지원사업도 수행하다 보니 효용성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중복 참가를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A업체 대표는 “기관 측에서 견본시 참여를 권하면 향후 각종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돼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각 행사 별로 확실한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면 사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유사한 행사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철 한국케이블TV산업협회 콘텐츠사무국장은 “콘텐츠 산업은 해외 시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전시회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과 같은 중구난방식이 아니라 정부부처 간, 지자체 간 합의를 통해 이 사업이 유망한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통합된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신동섭 문화산업정책팀장은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등 장르별 전시회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비슷비슷한 행사간의 통합 필요성은 절실하다”며 “3월말에 열리는 시도관계자 회의에서 이 부분도 언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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