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력산업]전력IT, 미래를 향한 전기, 전력산업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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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한 전기·전력산업의 끝없는 도전.’

한국 전기·전력산업계가 미래를 정보기술(IT)에 걸었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국내 2000여개로 추산되는 전선 및 중전기기 기업들의 전체 매출 규모는 총 10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중 약 85% 이상을 LS산전, LS전선, 현대중공업, 효성, 일진전기 5대 기업이 차지하는 게 현실. 더구나 한전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전기, 전력산업 수요는 이미 포화 상태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 전기, 전력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 전기, 전력업계 기술력은 아직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독일 등 서유럽과 러시아 등 동구권 지역에서 19세기 이후 전기, 전력산업이 태동한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ABB, 슈나이더, EATON 등 한국보다 100년 가까이 먼저 기술력을 쌓아 온 이른바 ‘원조’ 전기·전력 기업들이 아직도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이 상황을 해결하는 카드로 IT를 꺼내들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IT를 전력기술과 융·복합화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전력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지난 2005년부터 지식경제부(산업자원부) 중심으로 전력IT사업을 추진해왔다. 2010년까지 5∼6년간 10개의 대형 정부 주도사업에 2600여억원을 투입한다. 80개 이상의 각종 산학연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전기·전력관련 기술의 디지털화, 지능화, 고부가가치화, 친환경화를 추구함으로써 전력·전기 산업을 혁신시키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시도는 이미 활발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ABB 등 전 세계 주요 중전기기 기업이 전력IT로 특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사 시장을 잠식, 포화된 시장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의 전력IT 산업 추진 상황이 결코 늦은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4월, 전력IT 사업을 총괄 관리하기 위해 재단법인인 전력IT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일부 전력IT 과제는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배전자동화는 처음부터 해외수출을 목표로 상품화에 초점을 맞춰 이미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한전 전력연구원, 한전KDN 등이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배전선로 및 설비관리 프로그램, 비접지 선로용 폴리머 절연리크로저 등 수출용 시제품을 개발했다. 동남아를 시작으로 수출도 추진한다.

신개념 전력전송 설비인 10MVA 정지형동기조상기(STATCOM)는 2009년 초 한전 실계통에 투입되고 최근 고전압 IGBT 소자 국산화 전망도 밝아지는 등 각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권영한 전력IT사업단장은 “IT산업과 전력산업의 융합은 미국, 유럽에서 활발히 추진하는 ‘인텔리그리드’나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유사하며 오히려 정부주도 사업으론 우리가 오히려 한발 앞서 나간다”고 평가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