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력산업]세상을 비추는 빛 IT로 `파워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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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전력산업계가 도약을 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전기·전력산업계의 도약은 기술·지역적인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기술적으로는 IT를 결합한 전력IT로 신성장동력을 얻는 것을, 지역적으로는 내수 시장을 넘어 중동·중국·동남아 등 신흥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꿈꾼다.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은 물론이고 LS산전·현대중공업 등 대기업과 2000여개 국내 전기·전력업계 중소기업이 규모나 분야는 서로 다를지라도 지향점만은 같다.

 ◇돌파구를 찾아라=지난 2007년 12월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발표한 ‘2008년 전기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전기산업 총 생산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8조280억원으로 추정되며 2008년 생산도 2007년 대비 4% 증가한 8조34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진흥회는 2007년 전기산업 생산이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국내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한국전력공사의 구매 축소 △원·부자재 가격 상승, 고유가 등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설비 투자 위축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 성장분도 중국·중동 등 신흥 시장으로의 성장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이미 1980∼1990년대 초반처럼 국내 경기 성장을 바탕으로 전기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던 때는 지났다.

 전기업계는 성장도 성장이지만 유럽·미국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에 대한 고민도 깊다. 권영한 전력IT사업단장이 “전력·전기산업은 총규모가 연간 45조원을 넘는 거대 산업이면서도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기술 자체도 전통기술로 인식돼 대학에서 인기가 없으며 산업 성장 속도도 둔화한 실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양해원 대한전기학회장도 “전기공학에서 다루는 최신의 다양한 내용이 젊은 학생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학생의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전력IT로 기술차 극복=정부와 업계는 선진국과 경쟁력이 있는 IT를 적극 활용, 선진국과의 전기·전력분야 기술적 차이를 극복하려는 데 소매를 걷었다. 2005년 지식경제부(당시 산업자원부)가 중심이 돼 민·관 공동으로 전력기술에 IT를 융·복합화한 전력IT사업을 추진하고 26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것.

 최근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인 이종산업 간 IT·BT 등과의 융·복합화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에너지절약형 등 새로운 기능이 부가된 전력·전기기기로 이제 열리기 시작한 세계 전력IT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도 담았다.

 IT를 기존 산업과 결합해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이명박정부의 국정과제인 ‘신성장동력 중장기 비전 제시 및 융합 신기술·신산업 창출’과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미 3년 남짓 사업이 진행돼 일부 과제·기술 개발사업은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전기·전력업계가 전력IT사업에 거는 기대는 점점 커졌다.

 ◇해외 진출은 이미 시동=정체된 내수 상황을 해외 시장 진출로 돌파하려는 노력은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활성화했다. 현대중공업·LS산전·LS전선·일진전기 등 중전기기 분야 전통 강호가 앞장섰다. 국내 전기·전력업계의 맏형인 한국전력공사도 최근 발전은 물론이고 송배전·컨설팅·자원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해외 진출을 시도한다.

 이런 시도에 힘입어 2007년 전체 전기산업 수출도 호조였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기산업 2007년도 수출은 전년 대비 20.7% 증가한 58억5900만달러로 추정된다. 품목별로는 기타중전기기(21.8%), 원자로 및 전기로(19.7%), 변압기(19.5%), 발전기(17.3%), 차단기(9.8%) 등 모든 품목에서 증가세를 보였으며 지역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290.4%), 베트남(109.1%), 말레이시아(47.2%), 중국(24.1%)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수출 전망도 밝다. 진흥회는 올해 수출이 13.2% 증가한 66억3000만달러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의 전력설비 투자 확대로 인해 이 지역 수출이 지속되고 특히 중국의 고성장, 올림픽 관련 투자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중국·미국·일본으로의 수출이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BRICs) 지역으로의 수출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진흥회는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 및 달러 약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IT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 노력 등에 힘입어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낙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신흥 시장은 선진국의 전통 전기산업 강호도 공통으로 노리는 지역이다. 업계는 “베트남·중국을 생산거점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다국적기업과 경쟁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이 일부 대기업에 편중된 것도 약점이다.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하지 못하고 포화된 국내 시장에만 기대면 경영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물론 국가별로 상이한 전기 관련 기준과 인증을 통과해야 수출을 할 수 있는 업계 특성상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어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전기.전력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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