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견인차로 부상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하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하는 중국이 수년 전부터 전방위적으로 국내 핵심 기술을 빼내려 했다는 시도가 사실로 드러나 산업계는 충격을 받았다. ▶하단 관련기사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현호)는 PDP패널 생산공장 배치도 등 영업 기밀을 중국 B사에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A사의 전현직 직원 3명을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과거 하이닉스반도체의 LCD 사업부가 분사한 하이디스가 중국 비오이 그룹에 매각될 당시에도 기술유출 논란이 제기됐지만, PDP 산업에서 불법 기술유출을 실제로 적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불법 해외유출을 시도한 PDP 기술은 삼성SDI가 지난해 7월에야 양산에 들어간 최첨단 ‘8면취 공법’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면취 공법은 1장의 유리기판을 가공해 2장 이상으로 절단해 제품화하는 기술이다. 이 공법은 현재 우리나라 2개사, 일본의 1개사만이 보유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기소된 정모씨는 A사의 PDP 모듈 ‘A3 공장’ 설비 배치도와 설계도면 등을 B사측에 넘겨주고 지난해 2월 이 회사 기술고문으로 근무한 혐의다. 정씨는 기술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지난달 22일 중국으로 출국, PDP 모듈 생산라인의 장비설치 기술을 자문할 예정이었으나 사흘 앞선 19일 체포됐다.
B사는 중국 내 대형 TV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C사의 자회사다. 다면취 공정기술이 없지만 이 같은 기술 유출로 연내 8면취 공정의 PDP 모듈 공장을 양산 가동할 예정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중국 회사가 의도대로 PDP패널을 양산하면 A사는 향후 3년간 1조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C사는 지난 2006년 12월에도 국내 산업용 PDP 모듈 생산업체인 D사를 인수해 기술 유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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