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꿔라.”
‘일 하는 대통령’을 자처한 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일주일 만에 청와대가 ‘확’ 바뀌고 있다. 회의부터 의전, 모든 게 변화다. ‘일’을 전면에 내세우니 자연스럽게 ‘격식파괴’ 현상이 일어난다. 대통령 의전의 기본인 ‘단상’의 원칙도 무너졌다. 대통령 좌석이 일반 내빈과 같은 자리에 배치하는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실용’이라는 이름 아래, 청와대 비서관 방이 없어지고, 각 직원들의 칸막이도 낮춰졌다. 칸막이 공사는 2일 마무리됐다. 회의실 의자도 기존 딱딱한 의자에서 바퀴가 달린 기능형 의자로 교체해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도 쉽게 이동하고 회의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는 ‘노 홀리데이’=3월 1일 아침 8시,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휴일 아침 8시에 임명장 수여하는 것도 기록이다. 하지만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고 말해, 인수위 때 지시한 노 홀리데이가 청와대에서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전력관련 생산업체인 KD파워를 방문했다.
이에 앞서 2월 29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첫 확대 비서관회의도 독특했다. MBC 앵커 출신 김은혜 1부대변인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방송사 토론장 같았다’고 했다. 50여 명이 지정석 없이 앉아 1시간 30분 동안 웃으면서 대화를 나눴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대통령에게 “휴가 좀 가시라”라고도 했다.
◇국무위원도 공부한다=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첫 국무회의도 볼만하다. 청와대는 과거 국무회의가 형식적인 안건토의와 배석인원 과다 등의 문제가 있다고 보고, 회의운영 방침을 바꿨다. 국무회의를 주요 정책과제 중심의 토론의 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이견이 없는 법령 등 의결안건은 간소화했다. 월 1∼2회 주로 정책토론을 중심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의례적으로 상정되는 의결안건은 총리 주재로 처리키로 했다.
대신 국무위원들은 ‘독하게’ 과제 공부를 해야 할 전망이다. 새 정부 장관 임명이 완료되면, 토의 대상과제를 1∼2주 전에 미리 선정해 충분히 토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소관 부처 업무가 아니더라도 국무위원 입장에서 논의에 참여하도록 했다. 국무위원들은 ‘공부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였다.
회의 배석인원도 대폭 줄였다. 지난달 29일 공포 및 시행된 국무회의 관련 규정에 따라 상시 배석인원은 국무총리실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법제처장, 국가보훈처장, 서울특별시장 등 6명으로 줄였다. 임의 배석인원은 국무회의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공무원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비서관의 국무회의 배석인원도 절반 가량으로 대폭 줄여 종전의 21명에서 10여명으로 대폭 축소한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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