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 시장 절대강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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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코로 대변되는 원밴더 중심의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구도가 무너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시스코 장비를 대신해 알카텔-루슨트·쓰리콤·주니퍼 장비를 도입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프로젝트는 기존 시스코 시스템을 완전히 교체한 가운데 증설과 신규구축 분야에서 이들 업체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장비시장의 절반 이상을 석권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시스코 일변도의 시장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며 “무엇보다 기존 관행보다 효율적 장비를 선택하려는 구매자의 인식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우터 분야에서는 주니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주니퍼는 엔터프라이즈 영업을 시작한지가 불과 2년 정도지만 상당수 시스코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통신사업자의 지역로드 프로젝트에서 주니퍼는 기존 시스코 장비 업그레이드 시점에 자사 라우터 ‘T640’을 공급했다. 또 3대 통신사의 신규 프로젝트인 신인증, 통합인증 사업에도 시스코를 대신해 자사장비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관심을 모았던 로또 사업자 변경에 따른 장비교체 프로젝트에서 기존 KLS 사업자 망에 도입됐던 시스코 라우터는 주니퍼 라우터로 교체됐다. 또 정통부 지식정보센터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시스코 라우터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주니퍼의 ‘M7i’가 도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백본스위치 분야에서는 한국쓰리콤이 금융, 교육, 공공 등 전방위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다. 쓰리콤은 삼성생명, 농협, 대신증권 등에서 시스코의 100Mbps 액세스스위치를 대신해 자사의 이더넷을 통한 전력공급(PoE)스위치와 기가비트스위치를 공급했다.

특히 지난해 대한생명의 노후 스위치 교체 프로젝트에서는 1000여대의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백본 분야에서는 경기대·건국대·원광대·목원대·동신대와 S, C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 운영중인 시스코 백본을 쓰리콤으로 업그레이드, 교체했다.

이인천 건국대학교 팀장은 “네트워크 기술이 보편화, 표준화 되면서 호환성에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단일벤더 정책을 고수할 경우 초기도입 비용이나 유지보수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네트워크 증설시마다 경쟁형태의 구매정책을 시행한 결과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스템 전체를 윈백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평택대학교는 시스코 장비만을 사용하다 네트워크 장비 전체를 알카텔-루슨트의 백본 스위치와 워크그룹 스위치로 교체했다. 용인대학교의 백본 스위치 교체작업도 마찬가지다.

알카텔-루슨트 측은 “신규 건물을 지을 경우, 기존 장비가 아닌 타사 장비로 바꾸려는 대학이나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F5네트웍스·라드웨어·크레센도네트웍스 등을 중심으로 한 L7스위치 업체도 국내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구가, 국내 네트워크장비시장 판도를 흔들어놓고 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