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IT·의료의 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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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저녁 논현동 브이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서 이영로 한국정보사회진흥원 U-인프라 구축단장이 ‘IT와 미래 건강중심사회 구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u헬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전자신문이 주관하는 ‘정보통신 미래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은 지난 26일 서울 논현동 브이소사이어티에서 ‘IT·의료의 선진화’라는 주제로 2월 정기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제하에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미래모임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이 u헬스산업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u헬스산업을 국내에도 다의료서비스를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IT와 의료의 융합이 필수적’이며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이 의료선진화를 위해 u헬스산업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육성하고 있다’는 의견을 청취하고 이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외에 20명이 넘게 참여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u헬스 산업의 실제사례를 진단하고 관련 IT의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대하는 의료계 관계자들과 IT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주고 받음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융합을 위한 방향성을 논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영로 한국정보사회진흥원 U-인프라 구축단장은 “국내 유헬스 의료기기 현황을 살펴보면 혈당,혈압 등 단순 생체정보 측정기 등에 한정된 취약한 상황”이라며 “제도개선과 기술혁신으로 u헬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초고속 인프라를 활용해 헬스케어 리트머스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향후 u헬스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진단했다. 또 산업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논의했다.

 ◇의료법 개정 시급 = 포럼 참여자들은 u헬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현정 회장은 “기술을 만들어 놓고 보니 범법자가 되겠더라”며 “원격의료의 개념과 허용범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 힘들다”고 말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지넷소프트의 송문숙 사장은 “원격의료서비스는 대중을 대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매우 엄하게 실행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예컨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1차적 책임을 기계를 만든 사람이 져야 하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제호 교수는 “원격의료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의사가 지는게 맞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논의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기술 혁신과 인프라 구축도 병행해야 = 김석화 교수는 “u헬스산업의 전제조건인 IT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환자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하는 병원들이 늘어가지만 여전히 아날로그방식으로 관리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제호 교수는 “결국 병원이 u헬스 산업의 허브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u헬스케어는 결국 수단과 여건에 불과한 문제기 때문에 의사가 적극적으로 인프라구축 등 산업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의사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미국의 NHN(내셔널 헬스 네트워크)과 같은 의료통합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이날 자사의 전자진료차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현재 미국 등지에서 이 제품이 도입됐다”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형태와 달리 다양한 방식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화 교수는 관련 디바이스가 좀 더 현장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UMPC등 디바이스가 갈수록 소형화되고 있다”며 “의사나 간호사들이 디바이스를 활용할 때의 편리성도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IT와 미래 건강중심사회 구현방향- 이영로 한국정보사회진흥원 u-서비스지원단 

 미래에 건강중심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IT와 의료산업은 적극적으로 융합해야 한다. 이는 이미 발전이 정체되고 있는 IT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또 의료비의 급증은 미래 건강중심사회를 구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GDP대비 전체 의료비 비중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의료비는 그 비중이 2000년 18%에서 2006년 27%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이처럼 IT와 건강을 결합한 우리의 u헬스 산업은 고비를 맞고 있다. 이미 유럽과 일본 등은 각각 AAL과 U-JAPAN 이라는 로드맵에 맞춰 u헬스 사업을 범국가적 프로젝트로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간 몇몇 시범사업을 통해 일부 서비스의 유용성을 확인하는 초기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제도가 기술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2002년 IT와 의료서비스를 연계한 의료법 개정안으로 단순 진료위주의 시범사업에서 탈피했지만 여전히 u헬스산업을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어려움속에서 우리의 u헬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우선은 법을 개선해 의사들이 u헬스 산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원격의료의 개념과 이용범위, 책임소재, 수가적용과 같은 문제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또 기술적 측면에서 의료기관 정보화를 촉진해 의사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통합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의 NHN(내셔널 헬스 네트워크)와 같은 개념의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2002년 의료법 개정이후 부처별로 민·관 협력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범위가 기초수급자나 특수계층과 같은 일부분야에서 한정돼 있다. 미래에 건강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은 IT와 의료의 융합에 앞장서겠다. 한류를 활용한 의료헬스관광을 유치하고 한국을 전세계 의료·IT 전문가가 모이는 u헬스의 메카로 육성하는 일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패널발표

◇패널발표1 -u헬스산업에 대한 인식개선 필요 (김석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u-헬스산업활성화포럼 수석부의장) 

 u헬스 산업화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우선은 한국의 경우 의료접근도가 좋기 때문에 정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의료는 실패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자. 예전에 처음 나온 모토로라 휴대전화를 보라.

 투박해 보여도 최고의 제품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 핸드폰을 보면 어떤가. 갈수록 크기는 작아지고 기능은 진화되지 않는가. 그러나 사람의 욕망은 무한하다. 한국의 의료의 접근도가 높아져도 사람들은 더 높은 접근도를 원할 것이다. 주지하듯이 접근도가 높다고 원격의료진료가 실패할 것이라는 분석은 옳지 않다.

 u헬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센서와 같은 기본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컴퓨터 기술, 통신기술 및 제어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고도시스템 기술을 얻기 위해서는 센서기술의 혁신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의료기기의 디지털화를 앞당겨야 한다. 여전히 아날로그식 장비로 진료가 이루어지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모든 의료기기를 디지털화하라는 법률이 존재한다.

 의료서비스 비용에 대한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한국의 의료체계는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과 의료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다른데서 비롯됐다. 건강보험 공단에서 의료비의 상당부분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의원급 병원에선 정부가 70∼80%정도 종합병원에선 50%가량 비용을 부담한다.

 원격의료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수가를 현실화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은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한정된 건강보험 예산으로 늘어난 의료비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산품을 구매할 때 자신이 비용을 전액부담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부분의 지출을 감내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결국 의사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u헬스 산업에 뛰어들어 국민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야 한다. 특히 향후 사후치료보다는 예방의학이 우선시된다는 점에서 u헬스는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패널발표2 - ’유 드림 케어’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제도가 기술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법적 제도의 미비로 기술혁신을 이루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일례로 예전에 보건복지부는 전자차트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미 전자차트 프로그램이 존재해도 따로 종이차트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도 입을 꺼릴 수 밖에 없다. 후에 전자차트의 편리성이 알려지고 관련 법제가 정비돼 활성화가 이루어졌다.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기술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면 해당산업이 발전하기 어렵다.

 u헬스 기술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특수계층을 상대로 한 진료가 용이하다. 2005년 1월 안양교도소에 원격의료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접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제소자가 외부로 나와야 하지만 한 명의 제소자를 관리할 때 최소 세 명의 교도관이 필요해 교도소 입장에선 치뤄야 하는 비용이 높아진다. 당시 원격진료시스템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제소자들의 사후 관리에도 원격의료시스템은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집안의 가구등에 빌트인 형태로 u헬스기술을 이식하는 방법 역시 활성화 되고 있다. 독거노인의 경우 위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유 헬스 기술은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컴퓨터)로 확장될 수 있다. 최근 우리의 기술이 들어간 의상으로 패션쇼가 진행된 바 있다. 옷을 입으면 환자의 맥박이나 혈압 등 건강상태가 자동으로 체크돼 병원으로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의료법률의 세부요건을 명확히 해 산업발전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이미 기술은 원격진료를 현실화하고 있지만 법률은 기술의 발전수준에 한참 뒤처진다. 세부시행령이 없이 원칙적 내용만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법률개정이 힘들다면 최대한 전향적으로 해석해 적극적 시범사업을 펼쳐야 한다. 동시에 의료계와 관련 산업계, 그리고 국민에게 u헬스산업의 편리함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정진욱기자@전자신문, c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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