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결합상품의 중심은 시내전화일까, 초고속인터넷일까.
경쟁사는 KT의 지배력을 유선시장에서 찾는다. 시장의 90%를 장악한 KT의 지배력은 경쟁진영으로부터 늘 공격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렇게만 보면 KT 결합상품의 경쟁력 역시 시내전화에서 찾을 만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답은 ‘시내전화+초고속’ 묶음상품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KT가 정부로부터 약관인가를 최종 받은 시내전화 결합상품은 초고속인터넷을 기본으로 한다.
즉, 일반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에 가입하려면, 메가패스는 기본으로 가입해야 한다. 나머지는(인터넷전화, 메가TV, SHOW) 선택 사안이다. 다시 말해, 메가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은 전화 기반의 결합상품을 선택할 수 없다.
KT 결합상품 구성 전체에서도 ‘넷스팟+와이브로’를 제외한 전 상품은 메가패스가 기본이다. 사실상 메가패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KT 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KT의 이런 전략은 KT가 처한 딜레마를 고스란히 나타낸다. 이론상으로 결합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집 전화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결합상품, 즉 요금할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집 전화는 말 그대로 KT가 90%를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다.
가뜩이나 이동전화 사용 증가로 집 전화 매출은 매년 수천억원씩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선전화 고객이 경쟁사로 이동하거나 아예 유선전화를 철거하는 비중이 큰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 전화 기반의 결합상품 활성화는 유선전화 매출 감소를 스스로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시내전화와 초고속만을 묶은 결합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이렇게만 보면 KT 결합전략은 여전히 ‘방어용’에만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 무엇보다 이동전화가 가정용 서비스와 결합한 상품이 활성화될 경우에도 KT의 이런 전략이 유지될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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