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금융권, `m금융` 힘겨루기

  모바일(m)금융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동통신사와 금융권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이통사와 금융사는 제휴 모델을 바탕으로 파트너 관계가 돈독히 구축돼 왔지만 최근 들어 3세대(G) 서비스 활성화를 계기로 금융권에서 이동통신 인프라를 이용한 각족 금융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의사를 적극 나타내면서 두 진영 간 주도권을 의식한 신경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USIM 금융 마스터 키 관리 협상 제자리=3G 서비스에서 제공될 m금융 서비스가 2G 때와 크게 다른 점은 별도의 m금융용 칩을 휴대폰에 장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 공인인증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칩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PC에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USIM에 들어가는 가입자 정보에 대한 관리, 일명 ‘마스터 키’ 관리를 누가 할 것이냐를 두고 두 진영 간 지루한 협상이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2G 서비스에서 고객 정보를 직접 관리한 은행권(고객이 은행을 방문, 관련 칩을 제시하면 은행이 그 칩에 직접 데이터를 다운로드받아주는 형태)이 USIM 환경에서도 고객 관리를 직접 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국민은행을 제외한 대다수의 은행들이 KTF에게 관련 독자 표준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KTF로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m금융 서비스는 하나의 부가서비스인데 가입자 관리를 금융권에 넘길 경우, 가입, 해지 기타 서비스 변화에 따른 고객 정보 수정 등을 금융권을 통해야 한다.

오히려 KTF는 전체 고객 정보에 관한 마스터 키 관리는 자사가 하고, 세부 정보 관리를 은행 측이 하라는 안을 제시했지만 은행권 역시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 때문에 USIM 잠금장치가 해제돼 가입자 이동이 편리하게 되더라도 USIM카드를 활용한 m금융 서비스 인프라 구축은 더 기다려야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형 금융사는 모바일포털 준비, 이통사 위상 저하 우려=금융권의 ‘모바일금융포털’ 사업 개시도 이통사를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동통신 진영은 늦어도 상반기 중 대형 금융권들이 속속 모바일금융포털을 개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국민은행 모두 준비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개시하는 모바일금융포털은 각 은행사가 이미 여타 다른 금융권이 계열사로 있는 종합금융그룹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개시하는 포털은 금융종합포털이 될 수 있다. 이통사별 조금씩 조건은 다르긴 하지만 사실상 무선인터넷 망은 완전 개방된 것이나 다름 없다. 즉, 금융사가 모바일금융포털을 구축, 망 개방을 요청할 경우 이통사는 망 이용대가 산정의 절차를 걸쳐 무선인터넷 부가서비스 하나로 서비스를 오픈해줄 수밖에 없다.

이통사의 역할은 네트워크 제공과 서비스 이용에 대한 정산 업무 정도일 뿐 콘텐츠 수정 및 서비스 관리 등 모든 것은 금융권의 몫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선 인터넷에서 금융포털 서비스는 안정화된 지 오래”라며 “무선인터넷 망 개방 정책이 도입된 이후 모바일금융포털 개원과 그에 따른 활발한 금융권의 서비스 제공은 타이밍의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통사, 금융권 간 합종연횡 주목=이통사나 금융권 진영에서는 파트너와 경쟁관계를 구분하려는 움직임도 드러난다. m금융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다양한 전술이 펼쳐지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중 유일하게 모바일공인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UISM 관련 협상에서도 은행연합회를 통한 공동 행보에서 빠졌다. 대신 국민은행은 모바일공인인증서비스에서 KTF와 전략적으로 제휴했다. 양사는 내달 초부터 두 달 동안은 VM(다운로드) 방식으로 m금융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에 한해 올 해 연말까지 이용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인 마케팅 제휴를 펼친다.

2G에서 마케팅 관심사로 시장 분위기를 이끈 LG텔레콤이나 이동전화 시장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 역시 이통사 공동 행보보다는 각사 특화 전략에 따라 차별화된 파트너십 관계가 나타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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