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에 IT날개를 달자.”
우리나라 조선업에 IT를 접목, 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첨단 IT로 무장한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와 이를 뒷받침할 조선기자재의 IT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문제 뭔가=한국조선협회가 밝힌 영국 로이드그룹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 우리나라 조선업은 건조량 34.7%, 수주량 39.2%, 수주잔량 35.7%로 세계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 크루즈선 등 고부가가치 조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유럽에 끼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최근 대·중소 조선사와 조선기자재 업계, 해양IT 업계 등 조선업 관련 업계는 “유럽과 중국, 나아가 일본까지 각국마다 자체 경쟁력의 유지·확대를 위해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유럽 조선업계의 경우 크루즈선 시장 수성을 위한 공동보조, 중국 조선업은 공영기업 체제 유지, 일본은 내수시장 몰아주기 및 정부 주도의 기업간 협업 유도 등의 정책에 의해 한국 조선업이 밀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협회가 조사한 국내 조선산업 SWAT 분석 결과에서도 국내 조선업의 약점으로 원천기술 확보 및 신선종 개발, 설계 자동화 분야를 꼽았다.
또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운항에 필요한 모든 내외부 통신, 전력, 에너지 장치 및 운영SW 전체를 일체화한 ‘E-네비게이션’ 개념을 도입, 향후 선박 통합 운영시스템의 표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국내 조선관련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대응책 모색=이에 따라 지난 13일 부산에서는 ‘제1회 조선해양산업 미래전략포럼’이 개최돼 부산시와 부산대가 선박 구조연구 및 설계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로이드와 첨단선박 연구센터 설립에 관한 MOU를 교환했다. 지난 해에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혁신 구조설계 연구소’를 부산대 내에 설립했다.
민간 기업에서 삼성중공업은 국내 처음으로 준크루즈급 선박을 수주했고, STX조선은 유럽의 중견 크루즈건조기업을 인수합병했다. 크루즈선은 첨단 통신장비는 물론 내부에 다양한 IT기기를 갖춘 초호화 유람선으로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비싸다.
또 ETRI는 지난해 울산시(시장 박맹우)-울산대(총장 정정길)-현대중공업(사장 최길선)과 공동으로 ‘IT 기반 조선산업 초일류화 사업’에 나서기 위해 기관 간 MOU(업무협력협정)를 교환했다.
이에 대해 조선설계SW 개발업체인 캐드윈시스템 신정훈 사장은 “현재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워낙 덩치가 큰 산업인 만큼 간단한 SW 하나를 도입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일본이나 중국, 심지어 베트남과 비교해도 SW도입에서 더딘 느낌”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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