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 인수` 공방 치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정부 인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SK 대 비SK진영의 대결 구도가 정점에 달했다. KT그룹은 LG텔레콤이 주장해온 800㎒ 주파수 로밍에서 한발 나아가 아예 ‘남은 주파수 대역 반납’이라는 초강수 조건을 제시했다.

30일 업계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를 놓고 이 같은 내용을 앞세운 경쟁사간 논리 대결이 첨예하게 대립됐다.

SKT가 이미 정부로부터 2011년까지 사용 허가권을 받은 주파수가 회수될 가능성은 없다. 이 때문에 오히려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여타 인가 조건에 관심이 쏠렸다. 경쟁사가 제시한 인가 조건 모두 SK텔레콤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는 ‘800㎒ 논쟁’의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들이 제시한 인가조건 중 눈에 띄는 내용은 ‘특수관계인에 의한 재판매(MVNO) 금지’다. 하반기부터 도입될 MVNO는 이동통신 시장의 판을 바꿀 위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강도 높은 도매 규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그나마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이 관계사의 MVNO이다. 즉, 이왕 뺏기는 시장을 SK텔레콤이라는 커다란 우산 아래 둘 수 있다는 의미다.

MVNO가 활성화돼도 결국 몇 년 후엔 인수·합병으로 시장이 정비될 게 분명하기 때문에 SK텔레콤으로서는 관계사의 MVNO는 주요카드다. 번호이동 시차제처럼 일정 시기 동안이라도 관계사 MVNO가 금지된다면 SK텔레콤으로선 엄청난 타격이다.

△무선 결합상품 불허나 △주파수가 재배치될 때까지 또는 일정기간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제품 결합상품 금지 등은 정부의 결합상품 활성화를 통한 요금 인하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측면이 강해 현실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또, △일정 기간 시장점유율 제한은 앞의 카드보다는 강도가 낮을 수 있다. △기업결합 후 경쟁제한성 심화시 추가조치 부여 및 이를 위한 경쟁상황의 정기적 평가, 인가조건의 정기적 이행현황 보고 등의 의무화 인가조건도 기본적 성격이 짙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정통부는 지난 29일, 30일 이틀간 사업자 의견을 수렴하는 모임을 잇달아 열었다. 경쟁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통부와 별도로 독자적인 시장조치를 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 공정위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후문이다. 정통부와 공정위가 사업법에서 규정한 ‘협의’의 수준을 어떻게 이해, 조율하느냐도 중요한 변수임을 경쟁사들이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을 어떤 수준으로 파악할 지, 시장 중심의 경쟁환경 조성이라는 정책 기조와 어긋나지 않는 조건이 어떤 모양으로 나올 지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SK텔레콤은 이런 경쟁사들의 주장에 대해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에 대한 주장은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주파수독점 문제만을 공통적, 반복적으로 제기해 경쟁의 원천적 불공정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경쟁사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 자체를 우려하기보다는 과중한 인가조건을 계기로 다른 정책적 수혜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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