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외국인의 IT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증시의 두 축인 기관과 외국인의 힘겨루기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들어 대형 IT주인 삼성전자·LG필립스LCD·삼성테크윈 주식을 팔았고, 기관들은 매입했다. 반면 기관들이 계속 팔아 치운 LG데이콤·KTF 등의 IT종목을 외국인들은 꾸준히 샀다. 즉 게임에서 서로 패를 바꾸듯 기관과 외국인은 서로 보유 종목을 바꿨다.
외국인들이 대형 IT주를 판 이유는 글로벌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미국 경기 침체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의 IT제품 소비가 줄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IT주식 비중을 줄였고 이 과정에서 한국 대형 IT주 매도가 이루어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12월 47.87%에서 올해 1월에는 46.9%, 지금은 45.85%로 떨어졌다. 삼성테크윈은 올 초 외국인 비중 17%에서 15%로, LG필립스LCD는 36.59%에서 34.64%로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관들의 방어 덕분에 폭락장 속에서도 주가 변화가 거의 없었다. LG필립스LCD는 13.9% 하락했고, 삼성테크윈은 4.86% 올랐다. 기관들이 대형 IT기업 주식 매수에 나선 이유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밸류에이션이 좋아져 기관들의 비중 이동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기관들이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박 연구원은 “LG필립스LCD·삼성테크윈 등은 외국인들이 차익실현 차원에서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이 LG데이콤과 KTF를 매수한 이유는 이들 종목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데이콤과 KTF는 올 초 대비 각각 20.66%, 9.88% 하락했다. LG데이콤의 경우 지난해 실적도 괜찮았고, 자회사 LG파워콤이 유선부문 사업도 잘 진행했다. 그런데 올해 LG데이콤 주가가 반토막 났는데,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등으로 LG파워콤 영업 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펀더멘털은 그대로인데 주가가 반토막났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인들의 유입세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KTF도 3G 전환에 따른 마케팅 비용 리스크를 국내 시장이 너무 과대평가했다고 본다”며 외국인 매수세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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