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삼성전자 소식에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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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 업계가 삼성전자의 터치내장형 LCD패널 양산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협진아이엔씨의 터치스크린 관련 설비.

 터치스크린 업계가 삼성전자의 터치내장형 LCD패널 양산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단 관련기사. 중소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키워놓은 터치스크린 시장이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조립업체이기 때문에 관련 칩이나 부품을 중소업체가 맡을 수 있어 악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터치스크린은 휴대폰, 내비게이션, PMP 등 모바일 기기의 필수입력장치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못따라가는 대박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디지텍시스템스, 한국터치시스템스, 에이터치 등 국내 터치스크린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설비투자를 해왔다. 당연히 삼성전자의 터치내장형 LCD 양산은 터치스크린을 제조해온 중소업체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업계는 LCD 제조사들이 수년 전부터 터치내장형 LCD패널을 개발했지만 기술적 문제로 2010년께는 돼야 양산에 이를 것으로 예측해왔다.

 업계 반응은 둘로 엇갈렸다. 한 터치스크린 업체의 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터치내장형 LCD패널을 만들면 여타 국내외 LCD 제조사들도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라면서 “터치기술, 원가면에서 중소업체에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LCD 패널에 터치기능을 내장하려면 완성도, 생산수율에서 해결할 과제가 많아 아직은 크게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업계 1위인 디지텍시스템스는 “LCD 위에 터치스크린을 덧붙이는 기존 방식이 훨씬 내구성이 높고 작동방식도 안정적”이라면서 경쟁력을 자신했다.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많다. 협진아이엔씨는 “삼성전자는 조립 업체이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칩이나 부품은 중소업체가 공급을 담당할 거 같다”며 “큰 영향은 없을 걸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19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실시하고 올 하반기부터 대규모 터치스크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코스닥 상장 공모자금 59억원을 터치스크린 신규 사업에 투입하고 있는 에스맥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대형 제품은 대기업이, 중소형 제품은 중소기업이 담당하면서 역할분담이 나눠질 걸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터치스크린 패널과 모듈을 생산하는 시노펙스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패널을 생산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적용 제품이나 공급처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거 같다”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터치스크린 업계의 희비는 삼성전자가 2월부터 공급할 터치내장형 LCD 패널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미 레인콤, 팅크웨어 등 모바일기기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터치내장형 LCD 샘플을 받아 써보고 ‘품질이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레인콤의 한 연구원은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투과율이 좋고 두께도 얇은데다 입력오차가 적어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초기 샘플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수율을 높일 수 있다면 LG필립스LCD(LPL)도 지난 2006년부터 개발한 터치내장형 LCD 패널을 어떻게든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터치스크린 업체들은 지난 수년간의 활황세가 앞으로 몇 년 더 지속될지 혹은 갑작스럽게 끝나게 될지 거대 LCD 제조사들의 행보를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 

  배일한·설성인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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