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가 특정 유전자를 통해 스스로 항균 면역시스템을 조절해 장내(腸內)세균을 보호하며 공생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몸안에 있는 수많은 종류의 세균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밝혀낸 것으로 장염증 질환 등의 원인 구명과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이원재 교수와 유지환 박사·김성희씨(박사과정)는 24일 초파리를 이용해 생명체가 장내세균과 공생하기 위해 ‘코달(Caudal)’이라는 유전자를 통해 항균 면역시스템을 억제, 장내세균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5일자 인터넷판에 이 연구를 전문게재논문(Research Article)으로 비중 있게 소개했다.
모든 생명체의 장에는 유익하거나 해로운 세균이 있고 인체에도 500종 이상의 장내세균이 인체 세포(약 10조개)보다 10배나 많이 있으나 생명체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장내세균과 공생할 수 있는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이 교수팀은 초파리 모델을 이용해 생명체가 장내세균과 공생하기 위해 항균 면역시스템을 최소한으로 억제해 장내세균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코달 유전자가 항균 면역시스템 억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생명체와 장내세균의 공생시스템이 깨지면 유익한 세균이 줄고 나쁜 균이 증가해 장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이는 장내세균과의 공생관계 불균형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장염증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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