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도 2.0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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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실사팀이 강남대 앞에 생겼다는 지하차도 이름을 기록하는 것을 빠뜨리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또 가기도 그렇고, 혹 그 주변에 사시거나 오늘 그곳 지나는 분 계시면 지하차도명 좀 확인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시간 반 후(첨부한 화면 캡처에 나온 것처럼 질문자와 사용자의 입력시간을 넣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답글에 지하차도의 사진이 올라온다.

노블(사용자) : ‘이거 말씀하시는 거죠? 5차선 완전 개통했습니다.’

내비게이션2.0 시대’. 사용자가 내비게이션을 만든다. 개방과 공유, 참여로 대변되는 웹2.0의 개념이 내비게이션에까지 스며들었다.

웹2.0의 핵심은 콘텐츠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변형·생산하고 퍼트리는 생산 및 유통자로 바뀐다는 것. 내비게이션 산업도 이 조류를 놓치지 않았다. 도로정보가 매년 30% 이상 바뀌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내비게이션은 사용고객의 자발적 협조에 의한 제품 개선이 매우 효과적이다.

사용자는 단순히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내비게이션에 들어가는 지도를 만들고 부가 서비스에 들어가는 정보를 찾아내 제품에 반영한다.

엠앤소프트(대표 박현열)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맵피’와 ‘지니’ 사용자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맵피마을(www.mappy.co.kr)과 지니타운(www.gini.co.kr)을 운영한다. 회원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신기능으로 구현하고 지도를 수정할 때에도 요긴하게 쓴다. 회사는 아예 누락된 정보나 오류를 고치기 위해 사용자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사용자가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를 통해 제품이 담는 정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엠앤소프트에서 운영하는 지리정보포털사이트 웨얼이즈(www.whereis.co.kr)는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내비게이션2.0 패러다임에 충실했다. 사용자가 직접 여행기나 맛집 탐방기를 올리면 회원들이 댓글을 달거나 평가를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저장해 쓸 수 있다.

팅크웨어(대표 김진범)도 자사 제품 아이나비(www.inavi.co.kr)사이트에서 사용자의 의견을 취합하고 적극 반영했다. 이 사이트에는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올릴 수 있는 ‘UCC 존’을 따로 마련했다. 박상덕 홍보팀장은 “자주 다니는 사람이 길을 제일 잘 아는 법”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대표 신헌철)도 엔나비(www.ennavi.co.kr) 홈페이지에서 ‘엔나비클럽’을 운영하며 유용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내는 회원을 ‘프로슈머’로 선정하는 이벤트를 매주 진행한다.

전영만 엠앤소프트 나비 영업실 이사는 “웹2.0시대에 내비게이션도 이젠 단순한 길안내 시스템을 넘어서 인터넷 등과 결합해 문화를 생성하고 공유하는 미디어로 진화했다”며 “회사는 연간 10억원 이상 R&D 및 지도실사 부문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는 것과 동시에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차윤주기자@전자신문,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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