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발 통신 ‘빅뱅’](5)미디어 2.0 IPTV

지난 4년간 논란을 거듭해온 IPTV법(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이 드디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졸속 시행이다”, “일부 사업자를 위한 특혜다” 등의 논란은 있었지만 동 법 제정은 IPTV 시대 개막을 알리는 첫 시발점이 됐다.이에따라 IPTV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IT산업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IPTV는 말 그대로 IP망을 통해 제공되는 TV기반의 서비스다. 그러나 단순히 TV 수준의 서비스만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IPTV는 TV채널 서비스에서부터, VoD 서비스, 웹 서핑, 게임, 쇼핑, 뱅킹, 메일, 인터넷 전화 등 그 구현 가능한 서비스의 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IPTV는 단순히 TV를 넘어 미디어 2.0시대를 대변할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셈이다.

관련 업계는 IPTV 사업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현재 프리(Pre)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3개 사업자 KT(메가TV), 하나로텔레콤(하나TV), LG데이콤(myLGtv)은 IPTV 관련법이 적어도 올해 안에는 완비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미 지난해부터 강력한 IPTV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리고 IPTV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IPTV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KT의 경우 ‘메가TV’에 2800억원이라는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 투자비인 1400억원에 비교할 때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콘텐츠 투자비 1300억, 망 고도화 비용 2800억원을 합하면, KT는 올해 IPTV와 관련해 총 69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하나로텔레콤도 공세적인 움직임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프리IP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은 IPTV 법제화를 계기로 VoD 위주의 서비스인 하나TV를 IPTV 서비스로 완전히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의 인수 문제로 아직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올해 하나라텔레콤이 IPTV에 투자할 금액은 적어도 지난해 책정되었던 3300억원(+@)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향후 IPTV 시장에서의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는 현재 하나로텔레콤이 보유한 기본 가입자 풀에 SK텔레콤의 마케팅 및 콘텐츠 역량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SK그룹의 콘텐츠 능력은 음악, 영화, 게임, 포털, SNS 부분에서 통신사업자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SK텔레콤은 개방형 디지털TV포털인 ‘365℃’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그동안 IPTV 시장에 눈독을 들여온 만큼 `하나로+SKT`는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myLGtv`라는 브랜드로 IPTV 서비스를 시작한 LG데이콤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아직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HD 콘텐츠를 중심으로 콘텐츠의 수를 2만개로 늘리고 IPTV를 중심으로 한 TPS 사업을 펼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IPTV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은 단지 서비스 범위가 광범위하고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IPTV가 올해 통신사업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될 결합상품 핵심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결합상품은 단순히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것이었을 뿐 그 서비스가 구현되는 매체는 제각각이었다. 반면 IPTV는 TV, 인터넷, 전화가 하나의 매체로 구현되는 진정한 결합서비스다.

심지어는 CCTV와의 연결을 통한 가정 보안은 물론 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한 지역 네트워크 구성까지도 가능한 것이 IPTV다. 그만큼 사업자 입장에서는 IPTV를 통해 고객들에게 끼워 팔 수 있는 서비스가 많아지는 것이다. IPTV를 기준으로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입자 이탈 방지는 수월해 진다.

하지만 올해 IPTV 시장에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IPTV의 최대 장벽이라 할 수 있었던 관련법 제정은 한 고비를 넘겼지만, 최근 사업자들은 프리 IPTV 서비스를 통해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콘텐츠 가격이다. 지난해 KT가 `메가TV` 서비스 개시로 IPTV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콘텐츠 가격 문제가 이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실제로 주요 IPTV 서비스에서는 지상파방송이 유료로 제공되면서 소비자들이 반발을 사는 사태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통신의 방송진출’이라는 관점에서 비롯된 통신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들간의 불편한 관계는 몇몇 주요 인기 케이블방송의 콘텐츠를 수급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통신사업자들은 콘텐츠 업체를 인수하는 등 콘텐츠 부문에 대한 자체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성과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서비스 고도화도 잠재된 문제 중 하나다. 향후 실시간 채널 서비스에 따른 스트리밍 방식 전환 및 HD 콘텐츠 전송 등을 고려하면 IPTV 고객은 적어도 50Mbps 급의 인터넷을 사용해야 되는 것. 하지만 현재 프리 IP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 중 상당부분은 아직 50Mbps이하 급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어 이들을 어떻게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로 갈아 태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올해 IPTV 3사의 가입자 목표치는 KT가 150만명, 하나로130만명, LG데이콤 20만명 수준이다. LG데이콤의 경우 서비스 초기에 따라 미니멈 수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추정치를 감안할 때 적어도 40~5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집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올해 IPTV 시장 규모가 300만명을 족히 넘는다는 것. 지난해에 비해 무려 3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는 셈이다. 하지만 이도 위에 들어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했을 때 가능한 얘기일 것이다. 과연 국내 IPTV 시장이 수면위로 들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300만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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