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핸드볼은 올림픽 때마다 메달을 안겨주지만 여전히 비인기종목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그랬다. AP통신이 선정한 명승부전으로 꼽히며 안타깝게 은메달을 땄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누구도 이 승부를 기억하지 못한다.

 임순례 감독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2004년의 명승부를 문소리, 김정은, 엄태웅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되살려 놓았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주연 여배우들이 3개월간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실제 경기 장면을 거의 다 연출했다는 점에서 제작 과정에서부터 눈길을 끌었다. 또, 한국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점도 독특하다.

 미숙은 대한민국 2연패의 주역이었지만 소속팀의 해체로 대형마트에서 일하게 된다. 일본 프로팀의 감독으로 뛰던 혜경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대행으로 귀국한다. 오랜 동료이면서 라이벌인 미숙을 비롯한 전직 국가 대표선수들을 모으지만 신진 선수들과의 갈등 등으로 훈련과정부터 삐걱 된다. 결국 고교생들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지게 되자 혜경은 감독에서 경질돼 선수로 뛰게 된다. 결국, 승리를 향한 아줌마들의 열정과 근성으로 이들은 화려하게 도약한다 .

 그들의 도약은 알려졌듯이 금메달이라는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하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만으로도 이 영화는 눈부시다.

 스포츠 영화로, 여성 영화로도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