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0월 개성공단의 주요 기반시설 건설이 완료됨으로써 개성공단의 1단계 330만㎡ 개발이 거의 마무리되고 이제 본격 운영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입주가 완료되는 2010년 말께에는 450여개 기업이 가동되고 북측 근로자 10만여명이 고용될 전망이다.
올 12월 현재,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소규모 기업을 포함해 총 64개 기업이 가동 중이다. 2004년 12월 처음 제품을 생산한 이후 12월 현재까지의 누적 총생산액은 2억6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생산품의 대부분은 내수용이고 수출은 약 23%인 5100만달러 정도며 주로 EU·중국·중동·러시아 등에 수출되고 있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1인당 월 평균임금은 약 68달러(사회보험료 별도)인데 이는 동종 중국 근로자 임금(예컨대 섬유는 150달러)의 약 45% 수준이다. 앞으로 개성공단이 명실상부한 중국·베트남 등 경쟁적인 투자대상국을 능가하는 매력적 공단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다. 1단계 입주기업이 완전히 가동되는 2010년 이후부터는 약 10만명의 노동인력이 필요하고 현재 2만명이 고용돼 있으므로 추가 8만명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인구 및 개성인구에 정확한 통계수치가 없기 때문에 이만한 노동력 공급이 가능할지 회의적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둘째, 3통 문제 해결이다. 현재 남한주민이 개성공단 등 북한을 방문할 때 방문증명서 발급, 방문신고 및 안내교육, 출입심사 등의 번거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기간도 약 3주가 소요된다. 다행히 지난 12일 개최된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양측은 ‘개성공단 등 남북관리구역의 통행·통관·통신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를 채택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로의 우리 측 인원·차량·물자의 통행시간이 오전 7시부터 오후 10까지로 연장되고 이들 지구에서 인터넷과 유무선 전화 통화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통관과 관련해서도 이제까지의 전수검사에서 화물리스트를 상호교환하되 의심스러운 물품만을 선별적으로 검사하는 방식으로 통관절차 및 시간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말고 왕래절차를 여권에 갈음하는 수시방문증명서 발급과 출입국심사에 대응하는 출입심사의 두 단계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노무관리의 제약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북측 근로자의 채용 및 해고·근로자 배치·작업지시 등 노무관리 전반에 제약이 있다. 작업지시는 북측 직장장을 통해서만 할 수 있었으나 차츰 남측 관리자가 직접 지시하는 작업장이 늘어나는 등 개선되고는 있지만 북측이 기업에 보다 많은 자율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할 필요가 있다. 또 성과급 제도를 실시할 수 없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문제다.
넷째, 해외판로 문제다. 개성공단 생산제품은 해외수출 시 원산지 기준에 따라 북한산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커 주요 국가로 수출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각국과의 FTA 체결 시 개성공단제품에 한국산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하도록 노력했고 그 결과 한·싱가폴, 한·EFTA, 한·ASEAN FTA에서는 개성공단제품에 특혜관세를 부여키로 했다. 또 양국 국회의 비준동의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한미 FTA 협정에서도 개성공단제품이 한국산과 동일한 특혜관세를 부여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전략물자 반출제한 문제, 개성 현지법인에 대한 신용보증지원 문제, 대출금 차주변경 문제, 체류 등록 수수료 부과 문제 등의 당면 과제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도 우리 법령의 개정, 북측과의 원만한 협상 등으로 조속히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허태수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문위원 huhts@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