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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일본 구형시스템 전환시장을 뚫기 위해 국내 21개 중소기업이 뭉쳤다. 이들은 특히 내년 1월부터 일본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기업과 손잡고 20년 이상 된 구형시스템을 새로운 환경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서 5년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한국전산업협동조합(이사장 한병준)은 일본 NEC의 IT서비스 관계사인 데이타링크(대표 히데아키 이노우에)와 공동으로 코볼과 비주얼베이직 등으로 짜여진 일본 공공기관의 구형(레거시)시스템을 자바와 같은 새로운 개방형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일본 레거시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 조인식을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일본의 데이타링크는 마이그레이션 전문 툴을 보유한 기업으로 그동안 마이그레이션 사업을 해 온 경험을 토대로 데이타링크는 일본 시장의 영업을 책임질 계획이다. 또 조합 내 21개 기업은 내년 데이타링크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며 내년 1월 전문인력을 투입해 이미 수주받은 일본 기업의 시스템을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모든정보기술·우암닷컴·인포빌·에이탑정보기술·베넷정보기술 등 조합의 21개 기업은 레거시마이그레이션(LM)사업협의회를 꾸리고 3억원가량을 공동으로 투자했다. 21개 기업은 해외 사업을 위한 통합형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일본은 2008년 4월부터 시행될 일본내부통제시스템개혁법안과 구형시스템을 개발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맞춰 신형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운영할 인력이 없는데다 구형시스템으로는 새로운 법에 맞는 결산보고서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노하우와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일본 기업의 특성상 구형시스템을 새로운 환경으로 바꿔 사용하는 수요가 더욱 많아지면서 일본 특유의 LM 시장이 형성됐다. 이 때문에 구형시스템을 보유한 일본IBM·후지쯔·히타치·NEC 등은 신형시스템으로 교체를 진행 중이며 이번에 조인식을 가진 21개 기업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는 일본 내 이 부문 시장이 중대형 시장을 포함해 2조엔(16조원)의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 중 5000억엔(4조원)이 중소형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들은 4조원에 달하는 중소형 시장을 공략 중이며 최소 매년 300억∼400억원을 5년 동안 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이번 사업에 동참했다.
한병준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 해외 판로를 개척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내년 1월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차 프로젝트 검증이 완료되면 조합원사들은 연간 300억원에서 4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