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비는 근거리 통신을 지원하는 IEEE 802.15.4 표준 가운데 하나로, 가정·사무실 등의 무선 네트워킹 분야에서 10∼20m 내외의 근거리 통신과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위한 기술이다. 지그비는 휴대폰이나 무선LAN과 개념이 비슷하지만, 기존 기술과 달리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는 대신 소량의 정보를 소통시킴으로서 응용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빌딩 등의 근거리 통신 시장과 산업용기기 자동화, 물류, 환경 모니터링, 휴먼 인터페이스, 텔레매틱스, 군사 등에 활용된다. 작은 크기로 전력 소모량이 적고 값이 싸 홈네트워크 등 유비쿼터스 구축 솔루션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지그비(ZigBee)라는 이름은 벌(Bee)이 꿀을 얻기 위해 꽃들 사이를 지그재그(Zigzag)로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 벌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효율적인 근거리 무선통신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벌(Bee)과 지그재그(Zigzag)의 합성어로 표현되고 있다.
◇지그비 기술과 미래 가치=지그비 시장은 2005년 출시된 칩콘(TI에 피인수됨)의 CC2420 RF 트랜시버가 출시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후발 업체들이 RF트랜시버와 MCU를 하나의 반도체에 집적한 단일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그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칩화를 위한 무한경쟁에서 가장 먼저 성공한 업체는 국내 팹리스 업체인 레이디오펄스다. 이 업체는 지난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지그비 단일 칩을 출시했고 이후 TI, 엠버(Ember), 제닉(Jennic)과 같은 해외업체들이 단일 칩 기반의 제품을 차례로 출시했다. 그리고 많은 개발자들이 지그비에 관심을 갖고 근거리 무선통신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의 적용을 검토하게 되었다. (그림 1. 참조)
현재는 레이디오펄스가 기본 지그비 칩에 부가적으로 음성 처리회로 및 쿼드 코덱 등을 내장한 지그비 차세대 제품 ‘MG245X 시리즈’를 출시했고, 프리스케일은 올해 말 전류소모를 개선시킨 새로운 지그비 단일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TI, 엠버, 제닉 등 다수 업체들이 초기 지그비 반도체 대비 개선된 제품을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다. 지그비 기술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됨에 따라 무선 센서 네트워크, 홈 네트워크, 기존 무선 솔루션 대체 및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시장이 창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미국의 인스테이트는 올해 지그비 칩 셋 예상 출하량이 2950만개, 평균 단가는 3.5달러 수준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7500만개의 지그비 칩 세트가 출하될 전망이다. 지그비 칩 세트 가격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기존 근거리 무선 반도체 수준에 대등할 정도로 낮아지고 있다.
지그비 표준을 연구하는 지그비 얼라이언스(ZigBee Alliance)는 주요 업체들에 의해 저소비전력, 저가의 모니터 및 컨트롤러를 위한 근거리 무선 표준을 만들기 위해 탄생했다. 지그비 표준은 2.4㎓ 대역의 ISM 밴드 주파수를 사용하며 네트워크 기능이 뛰어나 무선 센서 네트워크 및 무선 제어 네트워크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지그비 얼라이언스의 밥 헤일리 회장은 “지그비 얼라이언스만이 유일하게 모든 무선 솔루션에서 사용되는 핵심 기술을 제공하고 있고, 다수의 공급자들과 관계를 맺고 있어 OEM업체들은 13개의 인증된 지그비 플랫폼을 그들의 제품 구성요소로 선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다양성과 지난 2년간 판매된 수 백만 개의 칩이 있기에 무선 제어 기술에 있어서 최상의 가격과 기능을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2 참조)
◇어디에 활용되나=강력한 네트워킹 기능과 저전류 소비를 기반으로 근거리 제어와 모니터링에 있어 발군의 경쟁력을 갖춘 지그비는 매우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는 이미 빌딩 자동화, 홈 네트워크에 적용되어 에너지 절약에 탁월한 영향이 있는 것을 입증 받았으며 무선 센서 네트워크, 공장 자동화, 헬스케어, 정보가전 등에 연이어 적용되고 있다. 최근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 영역과 관련하여 ABI리서치의 샘 루세로 선임 애널리스트는 “와이어리스 센서 네트워킹 테크놀로지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그러한 성장을 가능하도록 해주는 여러 가지 요인들 중에는 지그비 같은 표준의 지속적인 개발이 포함되어 있다”며 “지그비는 WSN에 해당되는 다양한 시장들이 교차하는 부분을 가장 폭넓게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시장 외에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RF성능으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지그비는 통신 반경이 최대 1km 수준까지 넓어지고, 저전력소모 기능과 강력해진 네트워크 기능으로 인해 지그비만이 가능한 LBS기반의 서비스, 원격 지불 결제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그림 3, 그림 4 참조)
또 지그비 기술은 지그비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주요 네트워크 운영회사의 업계 전문가들과 모토롤라, 화웨이, 삼성전자, ETRI 등 다양한 기업 및 연구소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업체들은 AES-128보안, 긴 통신거리, 신뢰성 있는 메쉬 네트워킹 등 지그비 고유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그비가 상이한 기기 간의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표준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새로운 응용분야를 개발하는 한편 기존 지그비 기반의 가정 홈 네트워크 및 상용 건물 자동화 장비에 대한 접근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그림 5 참조)
최근에는 지그비의 휴대폰 응용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개념은 기존의 이동통신 망을 백 본으로 하고 근거리 무선 통신 표준인 지그비를 결합시켜 컨버전스 개념의 새로운 응용분야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홈 네트워크 휴대폰 제어, 근거리 무선 게임 등 새로운 응용서비스가 생겨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림 6 참조)
기본적으로 지그비 응용시장은 홈 네트워크, 공장자동화 같은 SI시장과 휴대폰, 리모컨, 마우스 같은 디바이스 시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SI 시장은 그 파급효과가 크나 시장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따라서 내년에는 디바이스 시장이 초기 지그비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오는 2009년 이후에는 홈 네트워크, 센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SI 시장의 규모가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개발 어디까지=지난해 발표된 ‘지그비 2006’에서는 여러 기기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설정해 한번의 작동으로 여러 개의 기기들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또 작동중인 기기, 절전 상태의 기기 등 다양한 기기를 대상으로 한 통신이 가능해짐으로써 불필요한 메모리의 사용을 줄이고 지그비 제품을 구성하는데 있어 필요한 주변부품들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새롭게 발표된 지그비 프로(지그비 2007) 스택은 지그비의 모든 기능을 최대화하고 대형 네트워크에 대한 사용의 용이성과 높은 레벨의 지원을 원활하게 해준다. 또한 대형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을 개선한 네트워크 확장성과 긴 메시지를 분할해 다른 통신방식을 지닌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메시지 분할 기능을 추가했다. 간섭 현상 발생시 채널들을 변경해주는 네트워크 기능, 대형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기기 주소 관리 자동화 및 그룹 주소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네트워크 관리 및 구성 툴도 개발됐다.
◇시장 무궁무진=지그비 표준이 발표된 지 만 3년이 되어가는 현시점에서 일부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지그비 시장에 대한 미래는 여전히 밝다. 유가 100달러 시대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빌딩 오토메이션 및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분야, 그리고 환경 오염 및 각종 사고로부터의 예방을 막기 위한 무선 센서 네트워크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그비 얼라이언스의 밥 헤일리 회장은 “지그비는 지금 저전력, 저비용 무선 네트워킹표준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견줄 데 없이 좋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준다”며 “다른 어떤 기술도 지그비 만큼 효율적으로 외부 설치된 유틸리티 계측기를 내부적인 홈 오토메이션 네트워크 또는 빌딩 제어 네트워크에 무선 접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28개국의 225개 이상의 기업들이 지그비 얼라이언스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중 전체 회원의 50% 이상이 제조업체로 지난해 37% 보다 증가했다. 지그비를 기반으로 하는 상용 제품은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의 유선 인터넷 인프라와 무선 이동통신 인프라의 시장규모가 점점 포화되어가는 상황에서 근거리 무선과의 융합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wangsh@radiopulse.co.kr
<필자 이력>왕성호 레이디오펄스 대표이사 사장
△1989. 2.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공학사)
△1991. 2.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공학석사)
△2003. 2.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1991.1.∼ 2003. 4. 하이닉스반도체 책임연구원
△2003. 4.∼ 현재 레이디오펄스 대표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그비의 휴대폰 게임 구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