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 음향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청력손상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기의 이용이 잦은 청소년과 20대 등 젊은층에서 청력손상에 따른 ‘소음성 난청’ 발생에 대한 우려가 크다.
◇‘아이팟 이어’ 신종질환 대두 가능성=지난주 미국 하버드대는 ‘하버드 멘스 헬스와치’라는 학술지를 통해 28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청력손상을 앓고 있으며, 이중 가장 중요한 요인이 음향기기 사용에 따른 손상이라고 발표했다. 학술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아이팟 이어(iPod ear)’라는 새로운 병명이 생겨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용자도 위험=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국내 사용자들도 난청 위험이 아주 높다고 지적한다. 지하철 등에서 옆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음악을 듣는 경우, 이때 소리의 크기가 100∼120㏈ 정도다. 이는 비행기 소음과 맞먹는 수준이다.
민원식 강남 민이비인후과 원장은 “지하철과 공공장소에서 옆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음악을 듣는 것은 청력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난청 환자 중에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음향기기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소음성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10대 환자의 연도별 진료건수는 2003년 372건에서 2006년 642건으로 3년 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20대의 경우도 2003년 1079건에서 2005년 1792건으로 늘었다.
◇예방이 최선=소음성 난청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 최선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음향기기 업계도 변해야 한다. 권대훈 크리스틴코리아 사장은 “전세계 모든 음향기기는 볼륨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방식을 쓴다”며 “하지만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개인이 잘 듣지 못하는 대역만 높여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음향기기 쪽도 이렇게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대 출력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의 습관 역시 바꿔야 한다. 민원식 원장은 “소음이 심한 곳에서 이어폰을 통한 음악감상을 피해야 한다”며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30∼40분에 10분씩 휴식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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