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의 저자 정진홍씨는 개인적으로 일면식도 없다. 그를 기억하는 건 역시 책 때문이다. 그의 또 다른 저서 ‘감성 바이러스를 퍼뜨려라’라는 영향이 크다. ‘감성∼’은 1999년 테헤란밸리가 불야성을 이룰 당시 인터넷벤처를 운영하는 사장 한 분이 권해 준 책이었다. 내용도 쉬울 뿐더러 시각도 신선해 몇 시간만에 단박에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니면 옛날 기억 탓에 너무 부담 없이 접근했기 때문일까. ‘인문의 숲∼’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이 책은 역사·철학·인간과 같은 거창한 주제를 다루는 인문학 서적이 아니다. 오히려 읽으면 바로 머리에 와닿는 경영서에 가깝다. 책에서 인용하는 역사 기록과 문헌·이론은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경영 지침을 끌어내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이다. 그럼에도 행간의 의미를 읽어 내는 데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다. ‘인문경영’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경영보다는 인문학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첫 장에서 마지막 장까지 역사적인 사실과 학문적인 기록으로 비즈니스에 필요한 경영 원칙을 제시한다. 가령 청나라 시대 전성기인 강희-옹정-건륭 3대 역사와 로마제국의 쇠망 역사로 경영자가 갖춰야 할 자세를 이끌어내고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과 해법을 위해 석학인 미하일 칙센트미하이의 창의성 이론을 근거로 제시하는 식이다. 또 2차 세계대전 영웅인 마셜·맥아더·아이젠하워·패튼 장군의 승리담에서 ‘사람을 아는 지식’이 무엇인지를 풀어낸다.
저자는 왜 현실 경영을 위해 과거 역사와 고전 인문학까지 파고 들었을까. 이유는 하나다. 바로 ‘통찰(Insight)의 힘’을 얻기 위해서다. 이미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이를 해석해 주는 수많은 분석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놓치는 게 있다. 바로 사물을 제대로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다. ‘인문의 숲∼’은 ‘분석 과잉과 통찰 결핍’의 불균형을 인문학으로 보충하라고 조언한다. 1만5000원.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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