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지하 회의실에서 난데없는 록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록 밴드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50여명의 청중을 압도한다. 이들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로 유명한 넥슨(대표 권준모)의 음악 동호회 ‘넥슨 밴드(Nexon Band)’다. 사내에서는 일명 ‘넥밴’이라고 불린다.
넥슨 밴드는 지난해 7월 보컬인 황재호 씨를 비롯해 4명이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넥슨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은 의외로 단순하다. ‘재미있고 신나는, 듣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음악이면 뭐든 부른다’는 게 이들의 음악 철학이다.
베이스를 맡고 있는 임주현 씨는 넥슨의 대표 캐주얼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개발팀 소속 디자이너로 베이스기타뿐 아니라 키보드와 바이올린을 모두 다룰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보컬을 맡고 있는 황재호 씨는 특색 있는 외모와 음색을 겸비했을 뿐 아니라 영어와 중국어에도 능통한 재원이다.
이들은 바쁜 일상과 업무 중에도 매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함께 모여 연습을 한다. 그 이유에 대해 넥슨 밴드는 “밴드는 단 한 명이 빠져도 모두가 연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바쁜 일이 있거나 늦은 시간 업무를 마치더라도 반드시 모여 연습을 하게 된다”며 “밴드 활동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손용석 씨는 “외부의 다른 밴드는 표현하고 싶은 가치가 있지만 넥슨 밴드는 사내 밴드로서 가치 전달의 목적보다는 회사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서 활동한다”고 밴드 활동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밴드의 구성원과 청중 모두 남자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반드시 한 곡은 여자 가수의 노래를 부른다”며 웃음 지었다.
넥슨 밴드는 요즘 매우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내달 21일 올해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작은 공연장을 빌렸다. 지난번에는 공연장을 빌릴 돈이 없어 회의실에서 공연을 열었다가 테이블 유리를 깨뜨려 30만원을 변상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넥슨 밴드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으로 내년 여름 공연장을 임차할 계획이다. 베이스를 연주하는 김준학씨는 “음악을 통해 창의력을 발산하고 열정을 공유한다”며 “그 열정으로 오늘도 작은 연습실에서 밤을 지샌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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