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은하해방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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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은하해방전선’은 윤성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단편 영화 ‘나는 내가 의천 검을 쥔 것처럼’ ‘이렇게는 계속할 수 없어’ ‘졸업영화’ 등에서 특유의 수다와 재기 넘치는 연출을 선보인 그의 첫 장편은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얼핏 보면 스타워즈를 연상하게 하는 제목이지만, 이 영화는 소통을 다룬 소박한 작품이다. 영화는 말로는 영화도 연애도 베테랑인 초보 영화감독 영재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한 번 입을 열면 열 문장도 토해내고, 남의 말을 끊기가 다반사인 영재는 이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과시하지만 나름대로는 촉망받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었다. 상업 극영화의 연출을 제의를 받아 준비하지만 말 많은 그를 말없이 받아 주는 여자친구 은하는 떠나고, 준비하는 영화 시나리오도, 영화 스태프와의 관계도 갈팡질팡이다.

 정작 말이 필요한 시점에서 말을 잃은 영재를 복화술을 구사할 줄 아는 배우 혁권이 돕기 위해 나서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윤성호 감독은 “성장에는 상실이 따르니까”라는 말로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와 연애에서 서툰 영재를 통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심각하지 않게 조금 에둘러 표현했다는 은하해방전선.

 ‘멜로가 되고 싶은 코미디’를 내세우는 이 영화는 29일 시네마 상상마당, CGV강변 등에서 개봉한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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