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한국 휴대폰](2)중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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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삼성 애니콜과 LG 블랙라벨은 고급 브랜드로 생각해요.”

 중국 상하이 휴대폰 매장에서 만난 당저우양(21)은 자신의 휴대폰인 삼성 애니콜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옆에 있던 친구의 휴대폰은 LG전자의 샤인폰. 중국 대졸자의 초봉이 2000∼4000위안임을 감안하면, 3000위안이 넘는 애니콜과 샤인폰은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삼성과 LG의 제품을 많이 쓰냐는 질문에 당저우 양은 “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은 애니콜과 블랙라벨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가격이 비싸긴 해도 기능이 다양하고 디자인이 예쁜 휴대폰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 만난 우웨이린양(25)도 한국 휴대폰 마니아다. 그녀는 “보급형 노키아나 중국산 휴대폰은 사용하는 데 불편은 없지만 한국 휴대폰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구매욕구가 당긴다”며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한국산 휴대폰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 격전장=중국시장에는 무려 80개 이상의 휴대폰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전세계 유명 브랜드는 대부분 들어와 있는 셈이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쟁에 뒤처지면 곧바로 퇴출이다. 소니에릭슨을 제외하고 도시바·파나소닉·NEC 등 일본 기업은 중국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했다.

 현재 중국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시장의 지표와 유사하다. 즉 일정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에 중국 제조업체가 도전장을 던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새롭게 진입하는 휴대폰 제조업체에 기준을 완화해서 신규 진출 업체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신규 중국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업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 전체 시장 점유율을 보면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 순이다. LG전자는 아직은 3%대로 낮은 점유율을 보이지만 블랙라벨 시리즈라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가폰 위주의 시장에서는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올해 판매량만 놓고 보면 국내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한 시장 점유율을 보면 노키아가 35.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3.2% 점유율로 11.7%를 기록한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삼성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고가 시장에서 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LG전자는 늦은 중국시장 진출로 고전해왔지만 지난해 초콜릿폰 출시를 계기로 인지도가 향상됐다. 특히 블랙라벨 시리즈의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면서 초콜릿폰·샤인폰의 잇따른 히트로 고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인지도와 점유율이 높아지며 주목받고 있다.

 ◇삼성·LG의 프리미엄 전략=중국 휴대폰 시장은 3000위안 미만의 중저가폰 시장과 3000위안 이상의 프리미엄폰 시장으로 흔히 구분한다. 이 중 국내 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부분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폰 시장에서 10월까지 시장점유율 13.2%로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가와 저가를 나눠보면 고가 시장에서 인지도가 더욱 높게 나온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의 이상국 부장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휴대폰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국인에게 고가·고급 휴대폰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며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중국 시장 내 최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초콜릿폰을 출시하며 블랙라벨 시리즈라는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초콜릿폰과 샤인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심었으며 이달 말 프라다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뷰티폰과 비너스폰을 블랙라벨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계속 선보이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해갈 계획이다.

 조철회 LG전자 화둥지역 본부장(부장)은 “LG전자는 중국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제 3%대를 차지하지만 프리미엄 군으로 오면 점유율이 6%대로 높아진다”며 “고가 제품에 집중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8∼9%까지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중국 휴대폰 시장이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일본 기업은 이미 많이 망하고 나갔다”며 “하지만 LG와 삼성 등 한국기업은 꾸준히 성과를 내며 확실한 자리 매김을 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생산과 소비의 맹주 ‘중국’

 ‘전 세계 휴대폰 생산량의 40% 이상, 연간 판매대수 1억5000만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 5억 돌파.’

 전 세계 휴대폰 생산과 소비의 맹주를 꿈꾸는 중국 시장의 현주소다.

 중국은 13억이 넘는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휴대폰 생산기지이자 세계 최대 휴대폰 소비시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금도 중국의 휴대폰 생산과 소비 성장률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어디까지 발전할지 미지수다.

 ◇세계 제1의 휴대폰 소비시장=중국의 휴대폰 소비 속도 증가율은 엄청나다. 중국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며, 총 1억1000만대를 소비됐다. 올해는 더욱 증가해 총 1억5000만대 이상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휴대폰 판매량의 12%를 넘어서는 수치다.

 판매대수 증가는 이동통신 가입자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4억6000만이던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올 상반기에 이미 5억명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5억3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에는 증가폭이 더욱 커져 6억2000만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엄청난 가입자수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은 향후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시장이다. 올해 말까지 이동통신 보급률이 4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 휴대폰 보급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거대한 인구의 중국 시장은 휴대폰 제조사에 있어 탐나는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 휴대폰 생산의 절반은 중국산=중국의 휴대폰 생산량은 지난 2001년만 해도 1만대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매년 급증해 2006년에는 4억7000만대를 생산했다. 세계 생산량의 46.9%이다. 올해는 전 세계 생산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휴대폰 생산량의 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생산기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국내 기업 역시 중국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부터 중국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부터는 톈진과 선전 공장에 이어 광둥성 후이저우에 제3 공장을 가동하며 중국 생산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도 생산을 강화하기 중국 옌타이와 칭다오에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또한 베이징에 현지 디자인센터를 운영하여,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림픽 특수 앞둔 베이징

 ‘13억 거대 시장 중국의 민심을 잡아라.’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글로벌 휴대폰 업체의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올림픽 개최가 채 1년도 안 남은 지금, 중국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모토롤라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의 올림픽 마케팅 열기가 한창이다.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곳은 올림픽 무선통신 부분 공식 파트너로 활동 중인 삼성전자다. 올림픽 파트너로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휴대폰 업체임을 적극 활용해 타 업체가 진행할 수 없는 올림픽 관련 이색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와 공동 마케팅 활동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이동통신(CMCC)과 손잡고 성화봉송 주자 선발 이벤트, 올림픽 프로모션 폰 선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중국 현지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총 100명의 일반인 성화 주자를 선발하는 성화봉송 주자 선발 이벤트에는 한 달 만에 100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는 등 올림픽 마케팅의 위력이 증명되고 있다.

 반면에 공식적인 올림픽 관련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수 없는 다른 휴대폰 업체는 신규 휴대폰을 쏟아내고, 문화 마케팅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포츠 및 문화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고급형 프리미엄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공헌 활동과 기부·장학제도 등을 시행하며 외국기업이 아니라 현지화된 기업이미지를 심고 있다.

 노키아는 올해 들어 계속 감소 추세에 있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휴대폰 관련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대형 이벤트를 잇달아 펼치고 있다.

 올해 중국 진출 20년을 맞은 모토로라는 휴대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대규모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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