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성남벤처](11)사무환경의 인간공학을 실현하는 기업, 케이앤씨

고도정보화 사회 진입과 더불어 1인 1PC의 사무환경이 갖춰지면서 최근 들어 빈발하는 질환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이 바로 그것. 의료계에서는 근골격계질환을 시쳇말로 ‘현대판 불치병’이라고 부른다.

케이앤씨는 인체공학적이며 합리적인 사무공간을 구현 ‘웰빙 Work’ 실현하고자 하는 벤처기업이다. 케이앤씨가 시장에 선보인 제품은 다름 아닌 키보드 트레이(모델명 U-Station). “키보드 트레이 하나로 어떻게 웰빙 공간을 만들 수 있나?”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케이앤씨는 단순해 보이는 키보드 트레이에서 인체과학을 실현하고 있다.

허철 케이앤씨 대표는 U-Station을 4세대형 키보드 트레이라고 설명한다. 키보드 트레이의 전후좌우 이동은 물론 높낮이 조절, 상판의 각도까지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의 신체에 따라 키보드의 위치를 mm 단위로 조절할 수도 있다. 특히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 헐거워짐이 없고 연결부위에 볼트와 같은 접합부품이 없어 고장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U-Station는 오늘의 케이앤씨가 있게 한 사실상의 일등공신이다. 한국전력, 건강보험공단과 같은 공기업은 물론 여러 대기업 및 대학교에도 제품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 덕분에 케이앤씨는 U-Station의 영업을 올해부터 시작했지만 벌써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것까지 포함할 경우 내년 매출은 족히 3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청사진도 내놓고 있다.

케이앤씨가 어쩌면 매우 단순해 보일 수 있는 키보드 트레이임에도 불구,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독특한 마케팅 때문. 케이앤씨의 마케팅은 제품의 장점을 알리는 것을 넘어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미래 고객이 될 수 있는 업자들의 키보드 트레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소구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케이앤씨는 U-Station 무료설치를 통해 임상실험을 꾸준히 실시한다. 회사규모에 따라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소요되는 임상실험은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케이앤씨는 제품의 필요성을 확실히 어필하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거의 모든 업체가 80% 이상의 만족도를 표명, 제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케이앤씨는 현재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장 규모가 나날이 두 세배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허철 대표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계약 건들을 감안하면 생산량을 지금보다 3배가량 늘려야 하는 것. 이에 따라 내년에는 인력 증원과 함께 사업장도 두 배로 늘려 이전 할 계획이다. 오픈마켓 진출도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에 전시장을 개설해 일반 소비자들이 U-Station을 만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 중에 있다.

올해가 케이앤씨의 뿌리를 내리는 시기였다면 내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거침없이 성장하는 시기인 셈이다. U-Station 이외에도 다양한 후속모델을 출시해 인체공학 사무기기 전문업체로 발돋움 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는 케이앤씨. 그 목표처럼 국내 웰빙-WORK 사무 문화의 선도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 허철 대표 일문일답

Q. 키보드 트레이라는 제품 특성상 마케팅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A. 저희가 무료로 설치를 하고 임상실험을 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키보드 받침대 이상의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U-Station이 웰빙 제품이라는 것을 알리는 데에는 저희가 백번 떠드는 것보다 사용자가 직접 한 번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사용자 교육도 철저히 했습니다. U-Station과 같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키보드 트레이는 그동안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노력이 U-Station을 웰빙 사무용품으로 시장에 인식시키는데 일조 했습니다.

Q. 유사품도 많을 것 같다. 대책은 있는가?

A. 저희는 U-Station의 제품력을 믿습니다. 타 업체들이 키보드 트레이는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U-Station과 같은 제품을 만들기에는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U-Station은 지렛대의 원리라는 매우 간단한 구조의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허기술이 워낙 간단하다보니 저희 특허를 응용해서 유사품을 개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레버 및 스프링 방식을 통해 높낮이 조절식 키보드 트레이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은 간단한 구조를 채택한 저희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또 누군가 획기적인 방식을 통해 높낮이 키보드 트레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시장은 워낙에 초기 시장인 만큼 업자가 늘어날수록 시장파이가 커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Q. 인체공학 사무시장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

A. U-Station과 같은 사무환경 개선 제품은 사실 선진국형 제품입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필요 없는 제품일 수도 있죠. 쾌적한 근로환경은 곧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무심코 넘겨버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쾌적한 근로환경에 대한 요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직원들의 건강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뿌리내리고 있는데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로여건 개선에 대한 인식은 최근에서야 대두되기 시작한 개념입니다. 그만큼 시장은 개척할 곳이 많고 무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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