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상장사가 3분기에 예상 밖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미국 경제 둔화와 중국의 긴축 움직임 그리고 요동치고 있는 환율과 유가 때문에 IT상장사의 실적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452개(유가 66·코스닥 386) IT 분야 상장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9.31%를 기록, 전분기 대비 3.43%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런 상승세라면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4분기에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고무적이다. 3분기 실적이 호전된 것은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하는 등 대형 IT기업이 크게 선전한 탓이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외 경제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는 IT상장사가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10%까지 높이려면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혁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환율 불안·유가 급등·원자재 가격 상승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은 연말까지는 물론 내년에도 기업을 괴롭히며 발목을 잡을 것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1000원대였지만 지난해 말 930원으로 급락하더니 9월에는 915원까지 내려갔다. 국제유가 역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를 기준으로 볼 때 2년 전 이맘때 56달러대였으나 80달러대를 오르내리더니 최근엔 10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날로 어려워지는 외부 환경과 극심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IT상장사가 경쟁력을 높이고 보다 나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품질 향상 같은 내부 노력과 함께 결제통화 다변화 같은 차별화된 대외 전략도 요구된다. 이번에 IT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진 것은 이 같은 내외부 혁신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을 보면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코스닥에 상장된 IT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65%로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4.85%보다 1%포인트 정도 높았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 303곳의 전체 이익과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25.29%와 39.88% 줄어들었다. 코스닥 일반기업과 비교해 볼 때 벤처기업의 성적이 훨씬 나쁜 것이다.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의 실적이 이처럼 안 좋은 것은 매출이 정체된데다 환율 불안과 유가 급등 그리고 원자재 가격 상승 같은 악재가 작용한 결과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대기업이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 추세를 유지한 데 비해 경기에 보다 민감한 벤처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내수와 일부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 회복의 따뜻한 기운이 경제 전반으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실적 차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중소벤처기업의 분발이 보다 많이 요구되고 있다. 4분기는 연말 특수보다 처리해야 할 비용이 많아 전통적으로 실적이 주춤하는 시기다. IT상장사가 3분기 실적 개선을 4분기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말고 환율·유가 같은 외부 변수를 압도하는 철저하고도 지속적인 내부 혁신 작업을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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