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 세상을 바꾼 32개 통찰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

 제시카 리빙스턴 지음, 김익환 옮김, 크리에디트펴냄.

 ‘애플’에서 ‘딜리셔스’까지. 애플은 1976년에 설립한 컴퓨터기업이다. 맥PC에서 아이팟과 아이튠스 최근 아이폰까지 수많은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다. 우리에게 생소한 딜리셔스는 2003년 출범한 ‘웹2.0’ 기업이다. 신생업체지만 ‘태그’라는 기술을 활용해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정보를 저장하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은 이처럼 인터넷·컴퓨터·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에서 기술 발전과 성과를 쌓아 지명도를 얻은 ‘새내기(startup)기업’의 창업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낯익은 애플·야후·핫메일·라이코스와 같은 기업에서 티보·딜리셔스·파이어폭스·플리커처럼 최근 뜨고 있는 기업까지 32개의 성공담이 실려 있다.

 영어판 원문 제목(Founders at Work)에서 알 수 있듯이 일문일답 인터뷰 방식으로 창업자 입을 빌어 기업 창업에서 고난과 성장, 성공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고 있다. 성공 비결·아이디어 원천·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일에 임하는 자세와 관련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든 성공한 32명의 공통점이 있을까. 누구나 알고 싶어하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와 비결을 듣고 싶었지만 솔직히 쉽지 않았다.

 그나마 공통점이라면 이들 모두 ‘워커홀릭’으로 불릴 정도로 일에 미쳐 있었다. 인터뷰 곳곳에서 이들이 주는 노하우 하나는 ‘열정’이었다. 프로그램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무려 4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페이팔-맥스 레프친), 그래픽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사명감으로 허름한 차고에서 몇 달을 숙식하는(어도비-찰스 게슈케)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특히 이들에게 사업은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고 결국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 가령 ‘페이팔’은 암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도중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는 암호화된 온라인 결제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개척했다. 사진 공유사이트 ‘플리커’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던 도중에 부수적으로 마련한 사진 공유 도구에 사용자가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사업 방향을 바꿨다. 묻혀 버릴 수도 있었던 아이디어가 끝없는 관심과 집념 덕분에 세상을 바꾼 혁신 기술로 다시 태어났다.

 이뿐 아니다. 웹 메일의 효시 ‘핫메일’은 회사 방화벽으로 정보 교환에 곤란을 겪다가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 e메일을 주고 받으면 어디에서든 e메일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야후도 창업자인 제리 양이 대학원에 재학하던 당시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정보 분류를 해결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제리 양은 참조해야할 기술 문서를 수집하고 분류하며 디렉터리화하던 도중에 검색 서비스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성공한 사람 누구도 딱 부러지는 정답을 내놓을 수 없다. 이를 이론으로 정립하거나 체계화하기는 더욱 힘들다. 이 책은 성공한 이들에게 성공 비결을 묻기 전에 부딪치고 직접 찾아보는 게 가장 좋은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1만9800원.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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