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이파크몰, 용산개발 후광효과 아직은 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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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자 선정 호재에도 불구하고 용산의 텃밭을 앞서 차지했던 현대아이파크몰은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인 현대산업개발 그룹이 지난 2004년 유통업에 처음 진출하면서 용산민자역사에서 전자전문 쇼핑몰로 출발할 때만해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3년 이상 지난 현재까지 매년 적자 규모만 늘리며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총부채가 총자산을 넘어서는 자본잠식 상태로 모회사의 차입금에 의존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실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계열 현대아이파크몰(대표 최동주)은 지난해 553억원의 매출액에 무려 4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부담 갈수록 커져=지난 2005년에는 380억원의 매출에 215억원의 적자를 기록, 1년만에 손실폭은 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올 들어서만 모회사인 현대산업개발에서 한해 매출액에 버금가는 총 5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려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계감사기관인 삼일회계법인조차 “기업이 영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힐 정도다.

 이처럼 현대아이파크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사업구조의 문제점과 심각한 비용부담 요인이 크다는 지적이다. 현대아이파크몰은 당초 복합 전자전문 쇼핑몰로 출발, 용산 전자상가의 상권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기대 밖이었다. 지난 2004년 8월 준공 당시 10만9091.4㎡(3만3000평) 규모에 달하는 전자매장은 현재 3∼8층 B구역내의 3만3058㎡(1만평) 안팎 규모로 축소됐다. 인근 용산 상가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는데다 높은 임대료 부담에 지금은 나진·터미널상가보다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욱이 오는 12월 1일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개점하는 영향 탓에 전자상가 일부가 계속 빠져 나가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전자와 더불어 패션·리빙스포츠 등 3대 복합센터로 재단장하고, 백화점 사업을 강화하는 등 전자상가의 공실을 채워나가고 있다”면서 “온전한 경영정상화는 내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점용료 한해 100억원 부담=그러나 용산역 유동인구 흡수 효과가 저조했던 것은 물론, 백화점 주고객층인 부유층의 유입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요원한 실정이어서 이 마저도 쉽지 않다. 대규모 상권을 유발할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도 오는 2010년 착공에 들어가 2018년께나 완공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비용부담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공사와 30년간 총 3000억원의 토지 점용료를 내고 용산민자역사 개발사업을 맡은 뒤 이자를 합해 한해 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조성될 시기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한 유통업체 고위 관계자는 “현대아이파크몰은 수요층을 감안할때 유통업체로서 사업모델도 문제지만 적지 않은 점용료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며 “이미 전자전문 쇼핑몰로서 그 위상은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