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데이콤, 가산동에 IDC 확충 "무한경쟁"

 LG데이콤이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단지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확충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데이콤은 그룹 지주회사인 LG가 가산동에 올해 말 착공하는 디지털센터의 3∼4개 층을 임대, IDC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센터는 LG가 LG전자의 휴대폰 공장 부지 1만4946㎡(4400여평)를 매입해 계열사 및 일반 기업의 IT센터·연구소 유치를 목적으로 15층 규모로 건립된다. 완공 예정은 2009년 상반기다.

 LG데이콤 측은 IDC 구축을 위해 조달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발전기 설비를 이미 발주했다. 또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등의 장비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데이콤이 디지털센터의 4개 층을 사용하면 IDC 연면적이 2만70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KT가 목동에 신축 중인 차세대 IDC의 공간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LG데이콤은 서초 1·2 및 논현 IDC에 3만㎡(추정치)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야후 등 주요 포털 고객사의 네트워크 트래픽이 꾸준하게 증가해 추가 공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뉴스의 눈>

 KT에 이어 LG데이콤도 센터 증설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IDC 시장에 무한경쟁의 회오리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사실 LG데이콤의 IDC 신·증축 여부는 수개월 전부터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거의 모든 통신계열 IDC가 서버 관리를 위해 제공되는 공간 부족에 직면한 가운데 KT에 이어 30%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2위 사업자의 행보가 어떻게든 큰 파급력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1998년 국내 최초로 IDC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발 주자인 KT에 시장 주도권을 내준 LG데이콤의 자존심 회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점도 주목의 대상이다. 공간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트래픽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전초기지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데이콤의 IDC부문 매출은 올 상반기 525억9200만원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295억5700만원)보다 무려 77%나 늘어났다. 대규모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장치임대 사업인 IDC의 특성상 투자 메리트가 확실한 것이다.

시장 구도의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KT는 유틸리티 컴퓨팅과 아웃소싱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해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LG데이콤은 고객사 특성에 맞춘 통합 솔루션을 제공,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의 한 전문가는 “통신업체는 물론이고 IT서비스 업체까지 IDC 증설에 속속 가세하면서 공급 과잉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있다”며 “신규 고객과 신사업 발굴이 여의치 않으면 2000년대 초반의 극심한 가격 경쟁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