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시 대통령이 지난 8월 3일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100% 사전검색을 의무화한 법률에 최종 서명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 항만보안법에 따라 부산항 감만터미널이 100% 사전검색 시범항만으로 지정돼 10월부터 테스트에 들어가면서 국내 수출업계는 걱정스런 표정이다.
◇수출업계, 심각한 우려 표명=수출업계는 향후 대미 수출화물 운송에 일대 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한다. 세계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의 반대에도 수출국에서 사전 검색이 이뤄지지 않는 컨테이너 화물(환적화물 포함)에 대한 미국 반입이 2012년 7월부터 불허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물류보안이 국제적으로 강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장비 시장 팽창이 기대된다. 이미 보안검색장비 시장이 미국에서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우리나라 하드웨어 장비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컨테이너 화물 전수검사는 수출업체에 엄청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컨테이너 화물 검색기는 그동안 밀수방지를 위해 수입화물 검색 위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전수검사시에는 대미 수출제품 검색수수료 비용만 연간 40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수출업계는 화물검색기 구입 및 시스템 설치에 소요된 비용이 수출업체에 ‘보안할증료’ 명목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컨테이너 화물은 총 140만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한 단위)에 달했다.
백재선 한국무역협회 하주사무국 부장은 “궁극적으로 대미 수출업체들에게 관련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항공물류 분야에서 적용되는 보안할증료가 컨테이너 물류수송에도 도입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비업계, 새로운 기회창출 기대=X-레이 검색기 및 컨테이어에 부착하는 e-Seal 등 물류보안과 관련한 하드웨어 장비 업계는 미국 제품의 독점가능성에 대해 경계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일시적 깜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컨테이너 화물 검사장비와 방사능 탐지장비 및 장기적으로 RFID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컨테이너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2010년 세계 물류보안 시장규모가 약 7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하드웨어 장비업체의 한 최고경영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컨테이너 검색률은 0.1% 미만으로, 100%까지 올리려면 장비 기술 인력 확충은 물론 항만부대시설 수요도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고 기대했다.
국내 항만터미널을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조속히 전환하는 노력은 향후 동북아시아 물류 주도권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항이 중국, 홍콩 등 아시아권 항만터미널보다 빨리 보안검색 장비를 설치한다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환적화물이 부산항에 유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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