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인터넷전화, 과연 전화의 혁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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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화(VoIP)는 급변하는 통신 패러다임의 중심에 놓여 있다. 광대역화, 융·복합화되는 통신 환경에서 콘텐츠·서비스·네트워크·단말기를 모두 아우르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인데다, 파격적인 요금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이라는 인터넷전화 자체의 이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터넷전화가 통신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다.

 업계는 이렇게 국가통신산업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인터넷전화를 새롭게 조명해 통신산업 발전을 위한 촉매제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본지가 주관하는 정보통신미래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은 지난 31일 논현동 브이소사이어티에서 ‘인터넷 전화, 과연 전화의 혁명인가?’라는 주제로 10월 정기 토론회를 가졌다. 30명이 넘게 참여한 이 날 토론회에서는 세계 통신산업의 흐름과 주요 이슈, 인터넷전화의 위상과 향후 발전 가능성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주제발표를 한 신동경 삼성네트웍스 사업부장은 “인터넷전화는 진화 단계”라며 “아직은 이르지만 IP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케 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전화는 ‘혁명’이다=실제로 인터넷전화의 장점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가 파격적인 가격이다. 스카이프 기준으로 1분에 22원. 1300원이면 한 시간 동안 국제전화를 할 수 있다. 미국은 30달러만 내면 1년간 전화비(휴대폰 포함)를 내지 않아도 된다. 유럽도 한 달에 2유로만 내면 자국 내에서는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들도 가능하다. 음성통화 외에 SMS·e메일·검색·영상전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는 기존 유무선 전화와 기본적으로 차별되는 부분이다.

 패널로 나선 배동철 옥션 스카이프본부장도 “인터넷전화는 전화의 혁명”이라며 인터넷전화의 가능성을 자신했다. 국내에서 미국 스카이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 이사는 “세계적인 인터넷전화 회사인 스카이프의 목표가 모든 것을 바꾸자는 의미의 ‘혁신(Innovative)’인데 어떻게 실현될지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은=그러나 아직 인터넷전화 수요는 많지 않다. 현재 보급된 단말기가 채 20만대가 되지 않는다. 오재인 단국대 교수도 “통화 품질이나 가격 모두 예전보다 좋아졌는데도 빨리 확산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에 배동철 본부장은 “인터넷이라는 환경에서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사용성에서 떨어진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가격과 같은 실용성 측면에서 요구가 있고, ALL IP 환경이라면 인터넷전화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신동경 사업부장은 “일반적으로 인터넷전화는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관이 많고, 상대적으로 비싼 단말기 가격(6만원)도 인터넷전화 확산을 막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동통신사와의 관계도 지적됐다. 인터넷전화의 기본 개념이 ‘무료 전화’인데, 휴대폰에서 인터넷전화를 지원하게 되면 이통사의 수입원인 통화료 감소는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인터넷전화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는 신동경 사업부장은 “인터넷전화 사용자가 늘수록 이통사는 손해겠지만, 가입자 확보가 우선순위인만큼 언젠가는 이통사들도 전향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적으로는 와이파이(무선랜)로 인터넷전화를 쓰다가 신호가 약해지면 바로 3G로 연결되는 기술이 개발돼 있다고 덧붙였다.

 배동철 본부장도 의견을 같이해 “영국 5위 이통사인 3그룹이 스카이프 휴대폰을 내놓았는데, 그 저변에는 스카이프 이용료와 함께 스카이프를 통해 새로운 이용자를 포섭하려는 노림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P2P를 IT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스카이프가 P2P 기반인 점을 감안해 기술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문영성 숭실대 교수는 “우리가 P2P를 음지의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기술 개발에 소홀히 했던 반면에 미국이나 중국은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P2P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인터넷 트래픽의 70% 이상을 유발하는 P2P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기술고문은 인터넷전화의 보안 문제를 거론해 관심을 모았다. 김 고문은 “인터넷전화는 IP망을 이용하는만큼 보안에 취약성을 갖고 있고, 특히 기업에서 전화·영상의 딜레이나 레이턴시는 민감한 사안”이라고 전제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안, 인증과 관련한 로드맵을 그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연사: 신동경 <삼성네트웍스 사업부장>

제목: 인터넷전화는 ‘전화 그 이상’이다

 인터넷전화는 IP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로 서비스 초기만 해도 통화품질이 떨어지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과 시장, 서비스, 제도가 바뀌면서 인터넷전화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 수준의 통화 품질을 제공하고, PSTN의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로 부각되고 있다. 내년 4월 번호이동제가 시행되면 인터넷전화 업계의 본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시장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전화는 기존 전화 대비 통화료를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고, 음성통화 외에 영상전화·발신번호서비스(CID)·인터넷팩스·클릭투다이얼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인터넷전화는 △다양한 모바일기기 △웹과의 결합 △이동통신과 결합 △통합 커뮤니케이션 △업종별 비즈니스와 결합되면서 ‘전화 그 이상’으로 진화중이다. 즉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이용해서나 가능한 ‘인터넷전화 2.0’이 될 것이다.

 이미 영국 BT가 PSP용 VoIP를 개발중이고, 닌텐도DS에도 VoIP 모듈이 탑재될 예정이다. 웹과 결합되는 추세를 보면, e베이에 스카이프 미(Skype Me) 버튼이 추가되고, 미국 페이스북에 잭스터(Jaxtr)가, 마이스페이스에 스카이프 모듈이 장착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스카이프의 표준 API인 ‘메시업’도 확산되는 추세여서 스카이프 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동통신과의 결합 측면에서는 이통 단말기에 SW를 설치, 무선랜 및 무선데이터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트루폰, 프링과 같은 모바일 VoIP를 들 수 있다. 삼성네트웍스도 이달 안에 국내 처음으로 모바일 VoIP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무선전화·영상회의·인스턴트 메시징·e메일·음성메일·팩스·SMS에 대한 통합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업무 생산성은 10∼20% 가량 증대될 수 있다. 모두 ‘전화 그 이상’의 기능들이자, 인터넷전화가 통신 패러다임의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는 신규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인터넷전화와 유선전화간 번호이동을 조기 시행, 완료하고 나아가 유선, 인터넷, 이동전화간에 통일된 번호체계가 수립돼야 한다. 셋째, 네이버·다음 등의 포털사업자와 동일한 형태의 인터넷 망 이용대가 산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이동통신사와의 상생전략이다.

 인터넷전화는 여러 서비스를 총괄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이자, 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패널: 배동철 <옥션 스카이프사업본부장·이사>

제목: 스카이프의 혁명

스카이프는 세계적인 인터넷전화 회사로 e베이가 지난 2005년 10월 인수했다. 2억500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옥션이 작년 초 사업을 시작해 올 7월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P2P 기술 기반인 스카이프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모든 통신요소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또 PC를 켜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난제였다. 그러다가 획기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스카이프가 API를 일반에 공개하고, 공개 테스트도 거치면서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아이스쿳(iSkoot) 사이트에서는 어떤 휴대폰이건 소프트웨어만 다운받으면 스카이프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카이프가 PC 환경에서 벗어나 모바일에 진출하는 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홍콩 허치슨의 자회사인 영국 이통사 3그룹은 이 아이스쿳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스카이프 휴대폰(화이트폰)을 내놓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스카이프가 되고, 어디서나 돌아다니며 통화한다. 10월말 영국에서 서비스를 론칭했고, 연내 10개국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인터넷전화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적대 관계자다. 영국 3그룹이 전향적으로 돌아선데 대해 어떤 파급효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전화의 ‘혁명’을 예고하는 것이다.

 스카이프를 이용해서 국제전화는 1분에 22원, 한시간에 1300원이면 된다. 파격적이다. 유럽의 경우 한 달에 2유로(2400원)면 자국 통화는 무료이고, 미국은 30달러를 내면 1년간 전화요금이 무료다. 5년 후에는 세계 곳곳이 이렇게 바뀔 것이다.

 현재 전세계 통신사 간 영상은 호환되지 않는다. 통신업종이 배타적이어서 서로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카이프같은 회사들이 출현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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