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이마트발 가격 파괴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마트가 자체 상표(PL·Private Label)를 본격화해 기존 제조업체 브랜드보다 최대 40%까지 싸게 팔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주부터 가습기·다리미·진공청소기 등 소형가전에 ‘플러스메이트(Plusmate) 등 ’ 등 자체 상표를 부착해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LG전자·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이에 대해“큰 영향 없다”고 일축했다.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PL제품은 주로 생활용품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대형 가전이 주력 제품인 가전 대기업들과는 경쟁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설명. 더욱이 자체 대리점을 통해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량을 소화하는 만큼 PL을 도입한 유통점에 휘둘리지 않을 대응책 마련이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형 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양판점과 할인점에 판매를 의존해온 중소 가전업체들은 심각한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중소가전업체 관계자는 “초기에는 경쟁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판매 부진이나 가격인하 압력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유통업체들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소형가전 분야는 이미 채산성이 악화돼 국내 제조기반이 무너진 상태여서 유통업체들이 직접 구매 하기 위해서는 중국 등지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잡아야하는데 가격에 비해 물류비, 재고 부담 등이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월마트 등이 국내에 초기 진출할 때 PL 가전제품을 운용했으나 얼마가지 않아 중단했던 과거 사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월마트가 초기 시도했던 때와는 가전 생산과 유통의 체계가 크게 달라졌다”면서 “평판TV 등까지 아웃소싱하는 미국 유통점의 움직임을 본다면 시간이 걸릴 지 몰라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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