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무한 전쟁시대](2)­경쟁구도 재편될까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한 통신사업자의 요금·마케팅 담당자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시뮬레이션 작업에 머리가 아프다. 망내 할인을 비롯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상황별로 매출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감소하는 부분은 어디서 보전할 수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계산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엑셀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숫자만 보면 어지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는 최근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의 매출 손실을 감수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동통신 경쟁이 요금경쟁으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시장흐름을 주도해야만 이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은 손해, 멀리 보면 이익=새 요금제 출시로 SK텔레콤은 6800억원,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4000억원·2600억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거꾸로 말하면 이통 3사의 매출 감소분이 연간 1조30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3사의 연간 매출이 18조원가량이므로 7∼8%를 그냥 앉아서 까먹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감소분은 SK텔레콤 2500억원 안팎, LG텔레콤이 500억∼600원 수준, KTF가 1300억∼1500억원 등 5000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새 요금제가 불러올 통화량 증가 외에도 마케팅 비 절감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연간 마케팅비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3조∼4조원에 이른다. 가입자 잠금효과가 커 타사 가입자를 빼오기 위해 1인당 30만원가량 지출하는 보조금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전체 마케팅비의 20%만 줄여도 망내 할인에 따른 매출감소분을 보전하고도 남는다. 마케팅비가 줄어들면 수익성도 좋아져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정적으로 단기매출은 감소하겠지만 통화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되레 유리할 수도 있다.

 ◇경쟁판도에도 영향=새 요금제로 당장 업체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보조금 경쟁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보조금 경쟁에는 자금력이 결정적 변수다. 가입자를 빼오기 위해 보조금을 더 많이 얹어주는 쪽이 승자가 된다. SK텔레콤·KTF·LGT의 시장점유율과 마케팅비 지출비율을 비교하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마케팅비는 2조원,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1조1300억원, 7000억원이다. 시장점유율인 50:32:18의 비율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하지만 요금경쟁으로 가면 경쟁 양상이 약간 달라진다. 보조금 비중이 다소 줄어들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후발사들에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정통부의 관계자는 “요금경쟁에서는 일단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요금제를 먼저 내놓는 쪽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자는 SK텔레콤?=그동안 경쟁구도는 가장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을 상대로 KTF와 LG텔레콤이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LG텔레콤과 KTF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의 망내 할인 요금제가 SK텔레콤보다 KTF 가입자를 겨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은 KTF의 이번 30% 할인카드가 실질적인 할인폭은 클지 몰라도 자사 가입자를 지키기도, 타사 가입자 빼오기도 애매한 할인율이라는 지적도 많다. 특히 LG텔레콤은 탄탄한 직영망과 17마일리지 등 혁신적 요금제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판도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초에는 깜짝 놀랄 만한 혁신적인 요금제를 많이 내놓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SK텔레콤은 마케팅비를 줄여 수익성을 올리면서도 후발사간 경쟁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실속을 챙기는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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