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사흘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는 시종일관 긴박했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평양에서의 정상회담 내용을 전국에, 또 전 세계에 타전하느라 영어·일본어·프랑스어 등 각종 언어가 뒤섞인 프레스센터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향한 뜨거운 취재열기로 인해 프레스센터는 500개 기사송고석이 가득 차고도 자리가 모자라 인터넷선 220포트를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등록기자만 해도 내외신 239개 매체, 1370여명으로 집계돼 정상회담의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반영했다.
노 대통령의 방북 첫날 김정일 위원장의 환영식 깜짝 참석에서 정상회담 연장 요청과 철회 해프닝, 합의문 발표시점 연기 발표, 기념식수 일정 취소 등 평양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프레스센터는 탄성과 한숨이 뒤섞였다. 변화무쌍한 일정,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깜짝 행보 등으로 인해 프레스센터를 떠날 수 없던 기자들은 햄버거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24시간 취재체제를 이어갔다. 정상회담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합의문엔 어떤 내용이 담길지 기대와 관측이 뒤섞이면서 프레스센터는 시시각각 다른 공기를 뿜어냈다.
이런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일순 정리된 것은 4일 1시경. 남북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자료가 배포됐을 때다. 합의문에 기대보다 더 많은 협력 방안이 담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프레스센터는 기쁨에 찬 활기가 넘쳤다. 기자들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에 희망이 담겼다. 방송기자의 리포트에도 힘이 실렸다. 2박 3일 쉴 틈 없는 업무로 몸은 고됐지만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은 그 피로를 갚고도 남을 만큼 확실한 청량제였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알리고 있는 기자들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넘쳐흘렀다. 기자 역시 남북이 화해 협력 방안을 내놓고 개성공단의 통신 장벽을 걷어내기로 합의한 순간을 목도하고 세상에 전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 자랑스러웠다. 황지혜기자<정책팀>@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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