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팹리스 성공 비결](3부)커넥선트, 혁신적인 벤처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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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선트는…

커넥선트는 지난 1999년 1월 로크웰인터내셔널의 반도체 시스템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나스닥 상장회사인 커넥선트는 유선방송, 위성방송 등에 사용하는 셋톱박스용 반도체 솔루션과 xDSL 등 브로드밴드 통신용 반도체 솔루션을 설계·공급하는 팹리스 회사다.

이 회사는 인공위성과 기지국 사이의 통신수단에 사용되는 모뎀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며, 한국에 ADSL 방식의 초고속통신이 급성장했던 지난 2000년 이후 한국의 통신 회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했다. 초고속인터넷 부분에서는 7억5000만개 이상의 모뎀에 칩을 공급하는 등 이 분야에서 경쟁사에 비해 우위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4년 3월 무선 랜 분야 선두업체였던 글로브스팬바라타사를 인수, 디지털 홈 분야의 모든 솔루션을 갖추는 등 유비쿼터스 홈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커넥선트는 지난 99년부터 한국지사를 설립·운영중이며 20여 명이 경기도 안양시에서 근무하고 있다.

커넥선트는 초고속통신용 모뎀, 방송용 셋톱박스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개발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초고속인터넷 및 홈네트워크용 반도체 솔루션 분야에서 브로드컴, ST마이크로 등과 함께 수위를 다툰다. 지난해 기준으로 9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3200명이 일하는 중견 업체다. 겉보기에 역사는 짧다. 지난 19999년 설립됐다.

하지만 커넥선트는 연륜이 있는 기업이다. 로크웰인터내셔널이라는 거대 기업의 반도체 사업부가 분사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로크웰 시절 부터 팩스 모뎀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등 통신용 반도체의 실력자로 정평이 났다. 대기업에서 분사했다는 것은 어쩌면 커넉센트의 본질을 바로 보는데 오히려 방해된다. 중요한 것은 벤처 기업과 같은 조건에서 출발해 혹독한 비즈니스의 정글서 생존한 강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커넥선트의 성공 키워드는 드와이트 데커 커넥선트 이사회 의장의 한마디로 요약된다. “지난 2000년 이사회 구성원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집중화된 회사’(Focused Company)라는 방향을 정했습니다. 단지 기술 몇 개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클러스터를 보고, 그 내에서 제품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왔습니다.”

◇끊임없는 슬림화와 전문화=지난 90년대 말만 하더라도 ‘시너지’라는 이름으로 여러 분야가 대기업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대세였다. 반면 팩스 모뎀 칩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로크웰의 반도체시스템사업부문은 커넥선트라는 이름으로 모기업의 보호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0년 반도체 산업 위기가 도래했지만, 분사 후 민첩하게 몸을 가꾼 커넥선트는 폭풍우를 피할 수 있었다.

커넥선트는 다시 사업부별로 분사하면서 급변하는 벤처 환경에 대응해 갔다. ADSL 모뎀 칩, 셋톱박스 및 디지털TV용 칩 사업부만 커넥선트에 남고 이동통신 관련 사업부는 스카이웍스로, 인터넷 인프라용 칩은 마인드스피드로, 반도체 공장은 재즈 세미컨덕터라는 명칭으로 독립했다. 전공별로 분화되면서 더욱 깊이 있는 기술 개발을 추구했다.

데커 의장은 “처음에 다들 반신반의했지만 로크웰에서 분사한 이후 좋은 실적을 내고 조직의 슬림화를 실천하자 다른 기업들도 스핀오프(spin-off) 대열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지멘스가 인피니언을, 하이닉스가 매그너칩을, AMD가 스팬션을 분사하는 등 전문화를 위한 분사 추세가 커넥선트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시장흐름에 따른 선택과 집중=커넥선트의 분사는 구조조정과는 다르다. 데커 의장은 “회사 설립부터 시장 상황을 보고 분사한 것이지, 조직과 사람을 정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설립 이전부터 통신 분야에 중점을 두고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계획표를 짰고, 이를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회사별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주장이다.

커넥선트는 분사 이후 또 다시 2개 회사를 분사 시켰지만 2004년에는 경쟁사였던 글로브스팬바라타라를 인수·합병했다. 이로써 기존에 가지고 있던 브로드밴드 기술과 무선랜 통신 기술 등을 접합, 유무선통신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갖췄다. 이 같은 통신용 반도체는 커넥선트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방송 셋톱박스용 반도체군와 연결된다. 멀티미디어 홈네트워크 장치를 커넥선트 제품만으로도 설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커넥선트의 전략은 AMD가 스팬션을 분사한뒤 ATI를 인수한 것과 유사하다. AMD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직접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힘든 메모리 사업을 정리하고 ATI인수를 통해 그래픽 칩 사업을 내부로 가져옴으로써 디지털 홈 PC 분야에서 인텔과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지향=커넥선트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분사 초기부터 아시아 시장 개척에 노력했다. 선도 기술 개발은 미국 기업 등을 통해 하지만, 시장이 아시아에 있기 때문이다. 분사 초기인 1999년부터 한국 등에 지사를 세우고 현지인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등 토착 시장에 밀착할 수 있도록 했다. 데커 의장은 “일본에서 처음 매출이 일어났고, 한국·대만으로 확산한 후 중국까지 넓어지는 등 우리의 시장은 아시아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출의 80%가 아시아에서 나오며, 한국 시장에서의 매출도 대략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넥선트 측은 새로운 기술, 혁신은 이제 아시아에서 더 많이 나올 것이고 특히 중국이 그럴 것으로 예측하고, 이 시장 개척에 사운을 걸고 있다.

뉴포트비치(미국)=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인터뷰-드와이트 데커 이사회 의장

“대기업 후광이라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로크웰이라는 대기업의 보호 속에 온실 속 화초처럼 안락하게 사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데커 의장은 이 같은 한마디를 던지며 강하게 부인했다. 로크웰을 조금 알면 이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커넥선트는 아주 강한 회사입니다. 대차대조표와 현금 흐름에 강한 회사입니다. 커넥선트를 분사시킬 때도 본사의 신세를 지지 않았습니다. 커넥선트는 회사 설립을 위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시작했고, 이후 증시를 통해 증자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사업 초기에 모기업 덕으로 자금이 풍부했던 것이 아니라고 데커 회장은 회고 했다. 오히려 주주인 로크웰의 깐깐함 때문에 초기에는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장점이 있었다면 로크웰 시절에 개발한 검증된 핵심기술이 있었다는 것. 로크웰의 팩스 모뎀 기술을 핵으로 해서 기술을 확장, ADSL 등 초고속통신용 칩과 셋톱박스용 칩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데커 의장은 다음 5년은 인터넷TV(IPTV)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브로드밴드 디지털 홈을 위해서 각종 접근 기술, 데이터 처리 기술, 미디어 기술 등이 통합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집중과 선택을 통해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도 브로드컴, TI, ST마이크로 등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더 밀착된 서비스와 유연한 전략으로 리더십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데커 의장은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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