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통신·방송 진흥정책의 수립과 집행, 규제정책 수립 기능을 독임제 부처에 넘기기로 한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의 잠정합의안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방송위의 이 같은 움직임이 28일 열리는 특위 법안심사소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조창현 방송위원장은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7일 방통특위 법안심사소위의 잠정합의안은 기구 통합으로 탄생할 새 위원회를 부처 산하기관으로 종속시키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방송 민주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규제와 진흥은 따로 뗄 수 없는만큼 독립성이 확보된 합의제 행정기관이 업무를 총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며 국회에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방송위의 주장은 기존 정부안대로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의 1 대 1 통합으로 탄생하는 합의제 위원회가 통신·방송 진흥과 규제정책 및 규제집행 기능을 총괄 수행해야 한다는 기존 의견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방통특위 제3차 법안심사소위는 기존 정부안에서 통신·방송의 진흥과 규제정책 수립권은 독임제 부처로 귀속하고 위원회는 규제 기능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조창현 위원장은 “과거 정권에서 방송 관련 행정기능을 공보처에서 방송위로 넘긴 것은 방송의 공공성 등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며 “이를 다시 뒤집으려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의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최민희 부위원장은 “지난 3차 소위는 회의가 아닌 간담회 형식으로 열린 것”이라며 “특히 특위 소속 6명 의원 가운데 2명이 빠진 상황에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에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28일 열리는 제4차 방통특위 법안심사소위의 논의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7개의 IPTV 서비스 관련 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방송위 측은 “3차 소위에 불참했던 정청래 의원과 정종복 의원 등의 의견 수렴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어 IPTV 관련 법안보다는 기구통합법 논의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