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패드는 휴대폰 부품 중 변화가 가장 무쌍하다. 지난 2005년 모토로라 레이저가 돌풍을 일으킨 이후 일체형 메탈 키패드가 주류로 부상했으나 올 들어선 오히려 고무를 소재로 한 저가폰용 키패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고가폰 시장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터치스크린이 전통적인 키패드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찻잔 속 태풍’으로 예상됐던 터치스크린 시장이 점점 영향력을 키워가며 메인스트림 자리를 노크하고 있는 것이다.
◇부상하는 터치스크린=애플이 지난 6월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전통적인 키패드 대신에 터치스크린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키패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터치스크린 수요는 늘어나는 게 확실하다”며 “다만 신뢰성 및 수급문제가 해결돼야 할 변수”라고 전망했다.
터치스크린 바람이 미풍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던 키패드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있다. 반면, 기존 터치스크린 업체들외에도 ATM기기 부품과 LCD모듈 조립 업체 등은 수요확대가 기대되는 터치스크린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키패드의 고부가화=삼성전자와 LG전자에 키패드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은 단가인하 압박을 메탈타입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상쇄시켜 나가고 있다. 고가폰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형 키패드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 휴대폰(모델명 F700)에는 터치도 할 수 있고, 키패드를 눌러 입력할 수 있는 장치가 도입됐다.
삼성전자의 주요 키패드 공급사로는 소림, 서원인텍, DK유아이엘 등이 꼽힌다. 업체 간 점유율 변화는 미미한 가운데 올 들어선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제품을 공급하는 DK유아이엘이 지난 1년 간의 부진을 털고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서원인텍은 현재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 예비 심사청구를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4000만개의 키패드를 삼성전자에 납품했던 소림 역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동남실리텍과 미성포리테크가 대표적 협력업체다. 이들 기업은 샤인폰, 초콜릿폰 등 주요 휴대폰용 키패드를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 협력사로는 모토로라 레이저(RAZR) 신화를 일궜던 삼영테크놀로지, 모젬이 대표적 업체다.
팬택계열의 경우, 키패드가 다양한 색깔을 내는 매직키패드폰(IM-R200, IM-R200K)을 개발, TV-광고의 주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발등의 불, 원가 절감=저가폰용 키패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실리텍·BYD 등 대만과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만만치 안다. 국내 키패드 업계는 이에 따라 고무 또는 에라스트모필름(EF)을 소재로 한 저가폰용 키패드를 개발, 대응에 나섰다. 이로 인해 하반기 들어 고무 제품 키패드 비중이 각 사별로 늘어나는 추세다. 고무용 키패드는 개당 적게는 300∼400원, 많게는 500∼600원에서 공급중이다. 단가인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원가구조 개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 협력사들은 중국 톈진 공장을 증축하거나, 신축하면서 중국을 생산거점화 하는 중이다. LG전자 협력사인 동남실리텍은 9월 초 부터 중국 해양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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