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계 `단체계약` 신경전

 공시청안테나 개방으로 위성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가 공동주택에 대한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체계약이 뜨거운 불씨가 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시청안테나(MATV)를 통해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것에 반대해온 케이블TV업계는 공시청규칙 개정으로 스카이라이프가 공동주택 거주자와 단체계약을 통해 가격 출혈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스카이라이프는 단체계약을 추진하겠지만 무리하게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혈경쟁 재연될 것”=케이블TV업계는 위성방송이 단체계약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시장에 침투할 경우 과거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와의 출혈경쟁 상황을 재연할 것을 우려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 한 관계자는 “케이블업계는 시청자의 반발을 무릅쓰며 단체계약을 해지하고 개별계약으로 변경하는 등 시청료 제값받기를 해왔다”며 “위성방송이 단체계약을 추진해 가격을 할인을 시도한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업계는 우리나라 케이블TV의 월 평균 가입자당매출(ARPU)가 세계 최저수준인 5달러에 그쳐 단체계약을 통해 할인이 이뤄질 경우 업계가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디지털전환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현 시점에서 무리한 가격경쟁은 디지털전환정책에 혼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리한 가격할인 자제”=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업계의 주장에 대해 “케이블TV도 초기 단체 계약 할인을 통해 가입자를 확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동주택 진입을 위해 단체계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공동안테나를 통해 방송을 제공할 경우 기존 개별 안테나에 비해 상당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가격할인이 가능할 것으로 스카이라이프는 보고 있다. 다만 회사실적이 나쁜 상황에서 무리한 가격할인정책을 펼치지 않을 것이므로 케이블TV의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수익을 보장하는 적절한 선에서 가격할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블TV업체들은 “본사가 지킨다고 하더라도 대리점이 과연 방침을 따르겠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단체계약을 둘러싼 양진영의 신경전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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