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언론이 정부·업계와 하나로 뭉쳐 이공계 살리기에 나섰다.’
전자신문사가 교육인적자원부 및 IT기업들과 공동으로 추진한 ‘초·중고 전자신문 보내기’ 프로그램이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 2005년부터 전자신문사는 IT전문업체들과 함께 초·중·고등학교 정보담당 선생님들에게 ‘전자신문’을 무료로 제공해 학생들이 IT 산업 관련 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왔다. 학생들이 최신 뉴스를 접하고, IT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타개해 보자는 취지다.
◇전국 4000여 학교에 제공=전자신문사는 2005년 5월 ‘초·중·고 전자신문 보내기’ 캠페인을 실시, 전국 1000개 학교에 전자신문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6년 4월에는 교육인적자원부와 ‘IT 교육지원 공동 캠페인 협약’을 체결하고 더욱 긴밀하게 협조하게 됐다. 올해는 신문 제공 학교를 4000개로 대폭 늘렸으며 앞으로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신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작년 7월 ‘제1회 초·중·고 IT교육지원 캠페인’을 통해 IT 영재 우수 학생 16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올해는 32명으로 대상자를 늘렸다.
이 캠페인은 정부와 기업·언론이 ‘이공계 살리기’라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뜻을 같이하는 성공적인 IT꿈나무 육성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자신문 무료 제공 희망학교와 장학생·우수교사를 선정하고 각 IT 기업들이 해당 학교에 전자신문을 기증한다. 전자신문은 전국에 구축된 유통망을 활용해 해당학교에 신문을 공급하고 관련 행사를 주관했다. 현재 ‘전자신문 보내기’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은 KT·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중견 및 중소기업을 포함해 약 170여개 업체에 이른다.
◇왜 전자신문인가?=전자신문을 제공받은 각 학교의 정보 담당 교사들은 신문에 실린 최신 IT 기사를 ‘NIE’ 교재로 활용하게 된다. NIE(Newspaper In Education, 신문 활용 교육)란 신문을 교재 또는 보조교재로 활용해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뜻한다. 학생들이 신문에 실린 IT를 비롯한 경제·사회·교육·문화를 아우르는 각 분야의 최신 정보와 시각을 접해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IT 및 과학 전문지로서 25년 동안 쌓아 온 IT산업·과학분야에 대한 노하우나 데이터베이스, 인적 네트워크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이를 기사로 녹여내 보다 깊이있는 내용,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NIE 교재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전자신문은 매주 1개씩 주제를 잡아 그 의미와 시장동향·전망 등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난을 마련, 운영 중이다. ‘우주인’이나 ‘로봇’ ‘낸드플래시 반도체’ 등 최근 일반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주제에서부터 ‘디지털영화’ ‘애니메이션’ ‘컴퓨터 서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지면에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와 관련, 전자신문사는 지난 12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서수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강세호 한국유니시스 대표 등 IT 기업 대표 및 학생과 학부모·교사 등 약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초·중·고 IT교육지원 콘퍼런스’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 과학고 김재홍 학생 등 32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금기현 전자신문 대표는 “최근 청소년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이어져 과학기술 인력 양성과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학교의 정보화 교육 기여 방안을 찾던 중 전국 초·중·고에 전자신문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낙도 및 산간 지역에 IT 교육장비 지원 등 IT 꿈나무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성 사장, “글로벌 리더 되려면 자기 주도적 자세 필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유재성 사장은 학생들에게 미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덕목으로 “스스로 생각·계획하고 결정하는 ‘자기주도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재성 사장은 지난 12일 전자신문사 주최 ‘제2회 전국 초·중·고 IT교육지원 콘퍼런스’에 참석해 180여명의 교사·학부모·학생 등을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를 꿈꾸자’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자기주도적 자세가 인생을 바꾼다”고 역설했다.
유 사장은 “한국 기업에 7년간 다니다 다국적 기업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을 때 아무도 업무지시나 간섭을 하지 않아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며 “일주일만에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30대 중반에 내 삶을 자기주도적 모드로 변화시키고 CEO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부각,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질문을 자주 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유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회의에 참석할 때도 무언가를 얻어내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임해야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 스마트한 이미지로 각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다국적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국법인을 운영하는 리더로서 유 사장은 “글로벌과 로컬 시장을 보는 시각을 균형있게 가져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글로벌(세계적) 기업은 일단,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어 낮은 비용으로 사업을 할 수 있고 공격적 경영이 가능하지만, 각 로컬(진출 국가 현지) 시장의 세부적인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들 장단점을 모두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는 게 바로 “글로벌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또 “IT가 생활의 기본이 된 현 상황에 소프트웨어 전문 선도 기업의 대표로서 모든 사물이 통신하는 세계, 다각적으로 연결된 삶을 만들어가는 데 기반이 되도록 다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상을 소개했다. 학생들에게 “점점 줄어드는 이공계 인력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전세계 소프트웨어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이매진컵’ 대회를 한국서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1월 컴퓨터공학 교수 초청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등 ‘이공계 살리기’에 계속해서 힘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한편, 강연이 끝나자 경청하던 1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유사장에게 다가가 ‘사인’을 요청하거나 더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서남수 차관 인터뷰
“IT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서 창조적 역량과 재능을 갖춘 우수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일이 선행돼야 합니다.”
서남수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은 IT 분야를 비롯한 이공계가 10년 후를 책임지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며, IT 인재 육성과 ‘이공계 살리기’에 정부와 업계, 언론이 함께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남수 차관은 전자신문사의 ‘초·중·고 학교 대상 신문보내기’ 활동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국내 우수 IT기업·전자신문사가 ‘이공계 살리기’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우수한 IT영재를 양성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계 모두가 기뻐해야 할 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서 차관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 중 IT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6%, 수출의 35%, 성장기여율 41%로 우리 경제의 확실한 견인차로 자리잡았지만, 현재 우리사회는 이공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어 전국의 고등학생 중 27%만이 이공계를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서 차관은 또 “학생들의 이공계 지원률이 떨어지는 시기에 우리나라 이공계의 활성화를 위해 IT 분야 최고의 언론매체인 전자신문을 초·중·고등학교에 보내는 사업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계는 정보화와 지식기반사회로 사회 발전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이동하고,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하는 가운데 우수한 인재 육성만이 경쟁에 살아남는 길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 차관은 전자신문사 주최 ‘제2회 IT 교육지원 콘퍼런스’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에 대해 “굳건한 의지와 성실한 노력으로 꿈과 희망을 성취해 자아를 실현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IT 강국으로 반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며 기대감 섞인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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