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DMC, 인프라 정비 시급

 #1. 지난 8월 22일 오전 서울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문화콘텐츠센터. 출근길 직장인들의 얼굴마다 짜증이 가득하다. 비가 많이 내린데다 보행자도로 포장이 안 돼 흙탕물이 고였기 때문. 직장인 A씨는 “건물이 완공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도로포장은 물론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며 불평했다.

#2.암DMC 소재 한 IT기업에 근무하는 B씨는 은행 갈 일이 생기면 일정표를 확인하고 미리 계획을 세운다. DMC내에 은행이 한 곳밖에 없고 그나마 거래은행이 아니어서 단지 밖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 덕분에 20분이면 해결할 일이 1시간 넘게 걸린다.

정부가 IT와 콘텐츠(CT) 집적단지로 조성중인 상암DMC가 표류하고 있다. 완공을 두 달여 앞둔 빌딩의 경우 현재까지 사무실 입주계약이 전혀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빌딩은 임대계약 파기가 속출하고 있다. 집적단지 기능을 살리기 위해 교통·지원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면당하는 DMC= 정통부가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누리꿈스퀘어는 오는 11월 완공 예정이지만 아직까지도 단한건의 정식 임대계약이 없다. 그나마 입주의사를 밝힌 곳도 대부분 소규모 기업이어서 대·중·소기업을 두루 유치해 장비공동활용 등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당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문화관광부의 문화콘텐츠센터는 당초 연면적 4만3600㎡(1만3200여평)가 거의 임대됐으나 일부 업체가 계약을 파기해 현재 8900여㎡가 비어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DMC전자회관도 건물 주인인 전자산업진흥회와 정부 산하기관인 전자부품연구원만이 입주를 확정지었을뿐이다.

◇문제는 인프라= 교통 불편과 근린시설 부족 등 인프라 미비가 가장 큰 문제다. 지하철 6호선 수색역에서 도보로 20분 이상 걸리는데다 지하철역에 내려 바로 환승할 수 있는 노선버스는 한 대밖에 없다. 보다못한 입주기업이 자체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이는 규모가 큰 기업의 얘기일 뿐 중소기업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지원시설도 마찬가지. 입주기업은 물론 직장인들을 위해 많은 금융기관이 필요하지만 현재 지점이 개설된 곳은 우리은행 한 곳뿐이다. 문화콘텐츠센터 입주기업협의회 측은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상권도 형성이 안 돼 밥 한끼 사먹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 "기다려라"=DMC조성을 맡은 서울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10년 DMC 내부를 순환하는 모노레일 구축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외부와의 교통연계 문제도 현재로서는 확충 계획이 없다. 상암DMC는 외부 버스노선이 부족해 20∼30분 걸릴 출퇴근거리가 지하철을 탈 경우 우회로 인해 1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부동산임대업체 C사 측은 “IT기업으로부터 임대문의는 많지만 막상 상담을 진행하면 인프라 문제를 이유로 돌아서는 기업이 적지않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남길순 DMC기획팀장은 “아직 조성단계라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조성이 완료되는 2011년 경에는 교통 등 각종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황지혜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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