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말도 안 돼!”
티스토리와 이글루스가 7월 월간 방문자수(UV)를 기준으로 톱 20위권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보인 반응이다. 실제로 티스토리는 전달 43위에서 12위로, 이글루스는 49위에서 18위로 방문자 수가 껑충 뛰었다.
블로거들도 자신의 블로그에 방문자가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 검색엔진을 통한 유입이 많아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글루스는 네이버를 거친 방문자 유입이, 티스토리는 다음을 통한 방문자 유입이 많아졌다.
이렇게 검색엔진의 정책에 따라 사용자가 몰리거나 빠지는 현상을 ‘댄스(dance)’라고 표현한다. 구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구글댄스, 네이버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네이버댄스라고 한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네이버댄스와 다음댄스로 사용자가 블로그로 몰려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검색엔진이 사람들을 어떤 특정한 곳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은 그곳에 좋은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에 의해 노출이 됐을 때나 되지 않았을 때나, 블로그에는 좋은 콘텐츠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 검색엔진이 검색결과 가운데 블로그의 좋은 콘텐츠를 노출해주기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가 블로그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에는 좋은 콘텐츠가 정말 많이 있다. 올 초만 해도 네이버 검색 사용자 가운데 40.4%가 자체 검색에 따라 네이버 블로그로 유입됐다는 통계가 있었다. 물론 네이버 블로그에도 좋은 콘텐츠가 많이 있지만 당시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다른 블로그에도 좋은 콘텐츠가 많이 있었다. 다만 네이버의 검색엔진이 외부 블로그를 검색결과에 노출시켜 주지 않았기 때문에 드러나지 못했던 것뿐이다.
처음 블로그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부터 포털은 자신의 울타리 안에 블로그를 가둬두려고 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거는 포털에 갇히기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속한 어마어마한 양의 블로그 콘텐츠보다는 이글루스나 태터툴즈와 같이 전문 블로그 서비스에 담겨 있는 콘텐츠가 질적인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좋은 콘텐츠는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포털이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는 블로그만을 검색결과에 노출하는 바람에 한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바뀌고 있다. 자신의 울타리 안에 있는 블로그만을 고집하는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검색 포털과 검색에 노출되지 않는 한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음을 체감한 블로그 서비스 업체가 서로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숨겨져 있던 각자의 의무와 책임도 드러났다. 블로거는 미디어로서 환경감시의 책임을 느끼게 됐다. 기존 미디어가 감시하고 있는 분야가 정치나 경제에 집중돼 있다면, 블로거는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모니터링할 책임이 있다. 좋은 일, 불편한 일을 세상에 외치며 좋은 것은 더 널리 알리고 나쁜 것은 고쳐지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을 느끼게 된 것이다. 반면에 검색은 펌글과 스팸글을 걸러내고 정말 좋은 콘텐츠를 찾아내어 그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제공해야 한다. 검색에는 그렇게 사회에 공헌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다.
블로그에서는 정말 좋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고 검색은 그러한 좋은 콘텐츠를 찾아내어 그것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해 준다. 질 좋은 정보의 빠른 생산과 현명한 소비의 라이프사이클이 지속되면 사회 전체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다. 사회 감시 기능이 활발해지고 시민으로의 권력 이동도 가속화된다. 시민 블로거가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검색 서비스가 그것을 사람들에게 정확히 퍼블리싱함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정보화 사회를 이루게 된다. 블로그가 검색과 만나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박수정 온네트 미디어사업본부장freelncr@on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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