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이 한달 만에 1000배나 뛰었다. 동네 개도 지폐를 물고 다녔다.” “주식 시세에 따라 ‘대박’과 ‘쪽박’이 속출했다.”
최근의 부동산, 주식투자 광풍 얘기가 아니다. 70∼80년 전 일제 강점기 우리땅에서 벌어졌던 일들이다.
앞은 1930년대 새로 부설한 길회선의 종단항 결정을 앞두고 후보지 청진과 웅기 일대에 번진 땅 투기 건. 뒤는 1919년부터 본격화해 30년대까지 이어졌던 주식 투기 붐이다. 최근 나온 ‘럭키 경성’이라는 책에 생생히 담겨 있다. 그 기막힌 사연을 보면 한때 행정수도를 둘러싼 땅 투기 붐이나, 하루 사이에 100포인트 안팎 오르락내리락한 최근의 널뛰기 장세는 너무나 얌전한 편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식의 사실상 투기판이었다.
금광 붐을 들어봤지만 쌀이나 심지어 정어리까지 투기를 일삼고, 사회주의자까지도 열성이었다는 얘기는 일제 강점기를 보는 시각까지 바꿔놓을 정도다. 저자인 전봉관 카이스트 교수는 “당시 조선인은 돈에 비길 만한 ‘권력’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당했고 그 빈자리를 파고든 게 돈을 향한 열망”이라고 분석했다.
돈에 대한 열망이 그때나 지금이나 뭐가 다를까 싶다. 정치 권력은 여전히 서민과 거리가 멀다. 민주화로 권리가 신장했지만 누구나 다 마찬가지니 차이도 없다. 돈의 힘은 여전하다. 과거와 다른 점은 강력한 부동산 투기 규제나 ‘사이드 카’ 정도일까. ‘투기’와 ‘투자’를 경계짓게 만드는 그 차이 말이다.
돈에 대한 열망 자체를 탓할 이유는 없다. 자본주의 이전부터 오랜 열망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세금이든, 기업 육성이든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 건 과거를 아는 우리의 일이다.
최근의 주식 광풍은 이 점에서 다소 걱정스럽다. 종단항이 나진항으로 결정되자 청진에 투기한 어떤 사람은 “종단항! 종단항!”이라고 외치며 자살했다. 돈을 몽땅 잃은 사람들은 당시 주식인취소(현 거래소)를 배회하며 하루 주식 시세를 맞추는 투전판을 전전했다. 이런 사람들이 또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 있다. 투자할 돈이 확실히 넘치는데 정작 기업은 자금에 목마르다. 특히 IT 벤처기업이 그렇다. 과거 ‘버블’의 학습효과인지, 기업 분석이 엉망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근 묻지마 투자는 유독 IT벤처의 기술과 비즈니스를 외면한다. 이들에게 아직 ‘럭키 경성’은 없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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