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호환성`해결 시급한 지상파 데이터방송

 지상파TV가 송출하는 데이터방송이 반쪽 서비스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지상파 데이터방송이란 지상파 방송용 주파수 대역의 일부에 증권·기상·교통정보·홈쇼핑·금융서비스 등을 실어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디지털방송의 중요한 서비스 영역 중 하나로 향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앞으로 디지털방송이 전체 국민에게 확산되면 훨씬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지상파 방송사가 제공하는 데이터방송이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직 데이터방송 서비스의 도입 역사가 일천한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데이터방송을 볼 수 있는 지상파TV 수상기의 보급이 저조한데다 케이블TV·지상파TV·위성방송 등 방송 플랫폼별로 데이터방송 표준이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케이블·위성방송 가입자는 디지털TV를 구입하고 유료매체에 가입하면 당연히 지상파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케이블이나 위성에 가입했는데도 지상파 방송사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데이터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튜너를 내장한 지상파TV를 구비한 일반 시청자는 별 문제 없이 데이터방송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유료매체 가입자는 그렇지 못하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케이블·위성·지상파 등 방송 플랫폼 간 데이터방송의 비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현재 전체 TV시청자의 80%가량인 1400만가구가 케이블TV로, 그리고 200만가구가 위성으로 지상파방송을 본다는 측면에서 플랫폼 간 데이터방송의 비호환성 문제는 시청자의 불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디지털TV의 보급이 늘어날수록 방송 플랫폼 간 비호환성 문제가 본격적인 디지털방송 서비스의 보급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정부나 방송 사업자, TV제조업체가 적극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물론 데이터방송의 비호환 문제를 아주 사소한 사안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이 제공하는 데이터 방송은 일종의 보편적 서비스다. 유료 서비스인 케이블이나 위성방송과는 달리 지상파방송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방송 서비스는 유료매체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시청자에게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 여기에 전체 방송사업자가 힘을 모아 비호환성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케이블과 지상파·위성방송 등 방송 플랫폼별 이해관계가 상이하기 때문에 해결방안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물론 현재로서는 가장 많은 유료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 업계가 지상파 방송용 데이터방송 표준인 ACAP을 지원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TV진영 간 간극이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 각 플랫폼 진영 간에 지혜를 모은다면 각 방송 사업자가 모두 용인할 수 있는 방안이 대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각 플랫폼 진영 간에 합의 도출이 어렵다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상파방송의 보편적인 성격을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TV업체도 데이터방송 튜너를 내장한 지상파TV 생산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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