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처음 입사해서 우리 회사가 이벤트 회사인 줄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반도체·LCD 장비 및 부품 생산업체인 아이원스(대표 이문기)에 올해 입사한 김모씨(24)는 회사의 연중 ‘행사 일정표’를 보고 깜짝놀랐다. ‘문길이배 축구대회(이문기 사장 이름에서 따온 행사명)·마라톤 대회·정기 산행·가족 동반 체육대회·유명 그룹 초청 음악회·정기 전체회식 일정 등등’ 너무나 다양한 행사가 연초부터 기획돼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원스 신입사원이 놀라는 것은 그 뿐 만이 아니다. 침대까지 놓여 있는 수면실과 온돌마루로 시공된 최첨단 홈씨어터실을 보면, 내가 회사로 출근한 것이 맞나 싶어 입이 벌어진다. 직원들은 넓은 홈씨어터실에서 각자 일정에 맞춰 편안히 영화관람을 하고, 깔끔하게 단장된 수면실에서 잠시나마 피곤함을 달랜다.
이 회사 김병기 부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회사는 분명 생산성 등에서 손실을 보고 있지만 장기적인 면에서 언제나 상쾌하게 일을 할 수 있어 생산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럼 시스템화돼 있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조건을 가족적인 분위기와 세심한 배려로 보상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부모님들이 못다한 몫을 회사가 대신하면서, 직원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는 기업도 있어 화제다. 반도체패키징업체인 하나마이크론(대표 최창호)은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공장 안에 대학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형편으로 더 하고 싶은 공부를 중단해야 했던 직원들을 배려하고 있다. 교육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이 사내대학(2년제)은 백석대학의 협조를 얻어 교수들이 시간을 쪼개 직접 방문해 강의해 주는 형태다. 또 명절 때마다 사장이 직접 직원 부모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이 회사에는 노사 갈등이라는 것이 없다.
작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로 직원들의 마음에 다가서는 중소기업도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대부분의 독신 직원들이 바쁜 생활로 신선한 과일을 접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올해부터 ‘푸르트 바’를 운영하고 있다. 항상 신선한 과일이 가득 채워져 있는 이 바에는 물론 다른 간식거리도 같이 제공된다. 푸르트바는 현재 한 개 공장에서만 설치돼 있는데, 직원들 편의를 위해 5개 공장 모두로 확대 설치키로 하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직원 가운데 매우 소수지만 거동이 불편한 직원들을 세심하게 배려함으로써 따뜻하고 서로돕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기업도 있다. 검사장비업체인 파이컴(대표 이억기)은 공장 건물을 신축할 당시부터 휠체어 등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1층에 넓찍한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두고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필요없는 4층 건물에도 엘리베이터를 둬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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